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 계기로 본 현행법의 허점… '하늘이법'으로 보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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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 계기로 본 현행법의 허점… '하늘이법'으로 보완될까?

  • 승인 2025-02-13 17:42
  • 신문게재 2025-02-14 1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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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의 흉기 피습에 사망한 8살 김하늘 양의 발인을 하루 앞두고 추모 발길이 이어진 13일 사건이 발생한 학교 정문에 시민들의 추모편지가 붙어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피살 사건으로 교원 휴·복직 절차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국회가 가칭 '하늘이법'을 통해 현행법의 허점을 보완할 방침이다.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가 교육현장으로 복귀할 때 심의절차를 공고히 하고 심의위원회에 학생이 참가하는 방안을 법안에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행 교육공무원법에 대한 법리 해석이 미흡해 교원 질병휴직위원회 구성과 운영 방침 등을 상위법으로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행법은 사후약방문 수준에 그쳐 '하늘이법'을 통해 예방적 접근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정치권과 교육당국은 법 제·개정을 통해 모든 교원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상담과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자발적 휴직 신청에 의존하지 않고 교육당국이 교원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조기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 발의가 예고된 '하늘이법' 초안은 질병휴직위원회 구성을 최소 5~7명으로 하고 심사 대상이 되는 교사와 관련된 이들이 참여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현행법상 교원의 정신 건강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체계가 미진해 문제 발생 전까진 위험 징후에 대해 알아차릴 수 없다.

교육공무원법 제44조 1항은 교원이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해 장기 요양이 필요할 경우 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임용권자는 신체적·정신적 문제가 있으면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휴직을 명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그러나 교원이 자신의 상태를 자발적으로 신고하거나 명확한 문제가 드러난 후에만 조처할 수 있는 허점이 존재한다. 질환을 앓는 교원을 검증할 방법은 의사의 소견이 담긴 진단서에만 의존하고 있어 검증할 방법은 전무하다. 이에 따라 학교관리자를 주축으로 구성한 질병휴직위원회도 유명무실한 실정이라 결국 문제가 심각해진 후에야 대응할 수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지역 교육계는 하늘이법 마련을 통해 질환교원심의위원회 의무 운영은 공감하지만 심사대상이 되는 질환의 범위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대상에 대해 우려감을 표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질환교원심의위원회 개최 때 전문가 소견을 가장 기본적으로 하겠지만 휴직 상태에 있던 교사에 대해 학생이 어느 정도 의견을 말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교사의 개인 의료기록이 공개되는 위험성이 있다"며 "교사가 폭력성을 보일 때 학교에서 긴급하게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관련 법은 오래전에 마련돼 현재까지 유지해오고 있다"며 "법을 개정하려면 문제성이 발견돼야 하는데 그동안 이번처럼 큰 사건이 없었기 때문에 현행법이 유지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dhgusal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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