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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0일 충남도가 마련한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에 참석한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 국회의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통상 자치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의 공식 회동에는 여야 모두 참석하지만, 올해 2월 11일에는 김태흠 지사가 민주당 국회의원들만 초청해 비공개로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사진제공=충남도 |
탄핵심판 결과가 임박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 지사가 자당 소속 의원이 아닌 민주당 의원들만 초청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김태흠 지사는 2월 11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문진석 국회의원(충남 천안갑)을 비롯해 모두 6명의 민주당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회동은 김 지사 측이 먼저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인 문진석 의원에게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회동에는 문 의원을 포함해 이재관(천안을)·이정문(천안병)·복기왕(아산갑)·강훈식(아산을)·박수현(공주·부여·청양) 의원이 참석했고, 어기구(당진)·황명선(논산·계룡·금산) 의원은 다른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
2시간 넘게 이어진 회동에선 대전과 충남 통합 문제가 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도와 대전시가 2024년 11월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하는 등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지역주민 의견수렴을 비롯해 국회의원들과도 제대로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지사가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회동을 시작했다.
이어 김 지사는 대전과 충남 통합을 위해 필요한 입법 과정 등에서 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했다는 게 참석한 의원들의 전언이다.
박수현 의원은 “통합 문제는 국회에서 특별법으로 의결할 사안인데, 김 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덜컥 발표해 의원들 사이에서 일부 얘기가 있었다”며 “앞으로 주민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동의하는 절차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했다.
이정문 의원은 “대전·충남 통합에 대해 속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들도 적지 않았다”며 “(김 지사는) 통합 사안이 제대로 진행되면 국회에서 도와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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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0일 충남도가 마련한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에서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충남도 |
이재관 의원은 “몇몇 의원들은 지역구 현안도 언급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심판 등 정치와 관련한 얘기도 있었다”며 “대전·충남 통합과 정치 상황 등 다소 무거운 얘기가 많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민주당 소속 충남 국회의원들과 별도로 회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이 공식적으로 만나는 자리는 현안 간담회나 예산정책협의회 등이다. 공식적인 자리에는 여야 구분 없이 모두 참석해 지역발전을 위해 정파를 초월하자고 강조한다.
이런 측면에서 김 지사와 민주당 의원들만의 회동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와 탄핵심판 등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진영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힘 소속 김 지사와 민주당 의원들의 만남 자체가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김 지사와 민주당 의원 측 모두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지사는 중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사안은 없다. 연초에 인사차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회동 자체가 관심사항이 될 수 있다’는 물음에도 “(정치적 의미나 해석할 필요가 없는) 목적이나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진석 의원은 “충남도에서 그냥 보자고, 밥을 먹자고 한 것”이라며 “그동안 민주당만 따로 만난 적은 없어 마련한 것 아니겠냐”고 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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