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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지 교사 |
수업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처음 해보는 사회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다. 이론과 실제가 달랐기에 부딪히는 벽, 학습자 이해를 미처 다 하지 못해 스스로 만든 불통의 벽 등 해마다 넘어야 할 벽은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정말 분주하고 열심히 지내왔다.
특히나 지금 몸담고 있는 용남중학교에서는 더욱이 열심히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처음 내려왔고,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도 많았던 시간들, 그리고 참 좋은 학생들을 만나고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게 큰 행운이 된 만큼 열심히 달렸다.
아이들을 마주하면서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함께 호흡하는 수업을 하고 싶었는데 고민 끝에 2022년부터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아이들과 '음악과 방탈출 게임'을 진행하였다. 감상 수업 시간에 진행한 여러 가지 음악 지식, 키워드를 엮어 나름대로 문제를 만들었고, 아이들이 그 문제를 풀어 최대한 빠르게 맵을 탈출하는 것이다. 한 테마의 수업이 끝나거나 학기를 종료하면서 이벤트성으로 진행하였는데,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생각해 보고 주어진 힌트와 내용으로 브레인스토밍 해보며 답을 유추해가는 과정을 꽤 즐거워하고 태도도 사뭇 진지했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더 다양한 메타버스 방탈출 문제를 고안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문제들이 쌓여 내 수업의 브랜드를 만들어갔다.
"선생님, 방탈출 또 해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이 느껴진다. 수업에 조금 소홀하던 학생이 방탈출에는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 더욱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이처럼 함께 즐기고 집중하는 우리 아이들 덕분에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2023년에는 학교 내에서 구성한 STEAM 연구회를 통해 학교 학자특 환경교육과 STEAM 교육을 연계하였다. 단순히 음악만 가르치던 내가 다양한 교과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내용과 방법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모든 차시의 수업 내용을 음악 시간에 활용했던 방탈출 게임에 담아 학생들이 즐겁게 모든 차시의 수업을 마무리하도록 안내자 역할을 하였다. 융합교육에 아직 서툰 선생님들을 오히려 응원하며 따라오는 학생들, 그리고 함께할 때 더욱 빛날 수 있는 동료 선생님들을 만나 풍성한 결실을 얻기도 했다. 모두가 동행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올해에는 음악 교사 몇 명이 모여 학교 밖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해 수업 사례 나눔, 악기 연주 방법 나눔 등 음악 수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밴드부 지도를 위해 직접 음악을 연주해 보고, 실제로도 올해 상반기 공연까지 진행하였다. 이런 학습공동체 활동이 권태로움이 있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었다. 우리는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늘 배워야한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달리기는 혼자였다면 뛰지 못했을 것이다. 함께하는 이들이 아니었다면 전력질주하다가 쓰러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가끔은 이해 못 할 순간이 있지만 그저 예쁘고 소중한 아이들을 만난 것, 마음이 합하는 동료들을 만난 것, 그 힘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주저앉을 순간들도 분명 있었다. 학교라는 공동체가 단순히 교육만 이뤄지는 현장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터전임을 오늘도 조금씩 깨달아간다.
삶의 온도는 함께해야 더욱 따뜻해진다. 아직 배울 것이 많고, 경험할 것이 많은 5년 차 교사는 오늘도 그 따뜻함을 느끼기 위해 뜨거운 열정 하나로 이 교단 위 삶을 달리려 노력한다. 그 열정으로 뜨겁게 살며 다른 사람에게는 따뜻한 온기를 건네 줄 수 있는 그런 동료, 그런 교사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다져본다.
그렇기에 오늘도 내 삶은 가슴 뜨겁게 달려간다. / 논산 용남중학교 장예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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