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하늘 양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 또래의 친구들이 방문하자 유가족이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다.국화꽃에 하늘이의 영정사진이 보인다. (사진=이성희 기자) |
11일 오전 11시 빈소에 유족들이 조문을 받기 시작하면서 학교 관계자 20여 명이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훌쩍거리는 울음은 오열로 번졌다. 반가운 이들에게 인사하는 듯한 하늘이의 영정사진이 국화꽃 속에 말없이 조문객을 맞이하며 현실이 아닌 것처럼 여겨졌다.
사고 학교의 교사와 직원들은 영정 앞에서 애도하며 유족에 고개를 숙여 아이를 지키지 못한 것에 사과를 표했다. 낮 12시께 하늘 양의 같은 학년의 친구 5명이 빈소를 찾았을 때는 주변의 조문객까지 눈물에 젖었고, 하늘이의 엄마는 아이들을 안고 한참을 흐느꼈다.
빈소를 지킨 하늘 양의 할아버지는 첫째 손녀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하며 다시는 같은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두 살 터울의 여동생에게 제가 가진 것을 쉽게 내어줄 만큼 순수한 아이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라며 "교사가 심신미약을 이유로 엄한 처벌을 피하지 않을까 걱정되고 4~5년만에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된다면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희생된 사건의 학교에 조문객이 다녀가고 꽃다발이 놓였다. (사진=이성희 기자) |
교문과 담장을 따라 가지런히 국화와 인형, "미안해"라 쓰인 손편지가 놓였고 미처 피어보지도 못하고 시들어버린 작은 영혼에 대한 시민들의 애달픈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주민 한 모(67)씨는 "교사가 어떻게 학생에게 그럴 수 있나 처음엔 거짓말이거나 와전된 줄 알았지 믿고 싶지 않았다"라며 "올망졸망 자라는 우리 집 손주가 생각나 조화라도 받치려고 나왔고 생각할수록 어린 아이가 무슨 죄가 있었는지 그 사람이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와 함께 학교를 찾은 권 모(37)씨는 "뉴스에서는 피해아동의 이름까지 공개됐는데 가해 교사의 신상정보는 공개되지 않아 불안하다"라며 "아이들을 학교에 어떻게 보내고 교육은 어떻게 시켜야 하냐"라며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주문했다.
이은지·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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