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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
하나, 'Give and Take', 즉 주고받는 관계를 기억했으면 해. 먼저 주고 나서 받는 것이 관계의 기본이야. 먼저 받고 나서 주는 관계는 드물지. 부모님이 그러셨을 것이고, 인생에서 만날 소중한 친구도 그럴 수 있을 거야. 시간, 관심, 노력 같은 소중한 것들을 먼저 주고, 그다음에 보상, 인정,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어. '주는 자에게 복이 있다(Giver's Gain)'는 말을 기억하면 좋겠어. 그렇다고 해서 한 번 주고 반드시 무언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어질 거야.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 많거든. 몇 번이고 주었는데도 아무런 보답이 없다면, 그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직장에서의 관계에서도 주는 것이 먼저지만, 그것이 일방적으로 지속된다면 때로는 그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어.
둘, '매일이 새로운 자기'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 이 말은 20대에 들었던 이야기인데, 일본의 한 백화점이 당시 내세웠던 모토야. 점장은 늘 새로운 상품을 구비하고, 판매부서는 고객 서비스를 개선했지. 그렇다면 일선 판매직원들은 무엇을 새롭게 했을까? 그들은 매일 마네킹의 옷을 새롭게 코디했어. 그러자 백화점에 방문하는 손님들은 늘 새 매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결국 매출도 올라갔다고 해.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배움을 더하고, 더 나은 태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중요해.
셋, 공부와 인간관계 관리는 평소에 꾸준히 해야 하는 거야.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들었던 말 중 하나가 '공부와 아부는 평소에 하라'는 말이었어. 처음엔 '왠 아부?'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보니 인간관계 관리를 뜻하는 말이었더라고.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친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부터 관계를 잘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였어. 때로는 작은 관심과 배려가 큰 인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그리고 그 관계들이 언젠가는 너에게 예상치 못한 도움과 기회를 가져다줄 수도 있지.
넷, 활동적인 삶을 살았으면 해. 어떤 철학자는 인간의 조건으로 '효율적인 노동, 창의적인 작업, 그리고 정치적 행위'를 꼽았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순간이 많을 거야. 처음에는 상사나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6개월 정도 해보면서 배우는 것도 필요해. 그러다 보면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감이 올 거야. 그다음엔 변화를 시도해보는 거지. 동료나 선배에게 물어보거나, ChatGPT나 유튜브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보면 반드시 개선할 점이 보일 거야.
'정치적 행위'라는 말이 부담스럽게 들릴 수도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정치는 험담을 하거나 편을 가르는 그런 것이 아니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용기 있게 표현하는 것을 뜻해. '가만히 있어라'는 말을 듣거나,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라는 말을 들어도, 자기 생각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해. 세상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침묵하는 것이 편할 때도 있겠지만, 자기 생각을 분명히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용기를 기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시의 한 소절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게. 함민복 시인의 <긍정적인 밥>이라는 시야.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 국밥이 한 그릇인데 /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혀줄 수 있을까 /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요즘은 시집이 만 원 정도 하지만, 시인이 이 시를 썼던 1996년에는 삼천 원이었나 봐. 시집 한 권이 팔리면 인세로 삼백 원을 받았다고 해. 너도 첫 월급을 받을 때 예상보다 적다고 실망할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이 말을 마음에 간직하고 지내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올 거야.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 /이근찬 우송대 보건의료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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