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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바름 기자 |
강추위 속 가장 걱정되는 것은 취약계층의 건강과 신변이다. 특히 거리 노숙인들은 더욱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을 거다. 대전 노숙인종합지원센터에 연락해보니 운영 중인 24시간 한파 대피소에 15명이 추위를 피해 지내고 있었다. 센터에서 파악한 지역의 거리 노숙인들은 40명 정도 되는데, 일부 노숙인들은 센터에서 대피소로 오라고 설득해도 꿋꿋이 텐트나 침낭 하나로 바깥에서 지낸다고 했다. 추위를 피할 수 있게 임시로 방을 얻어주겠다고 해도 대부분 "괜찮다"며 거절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매일 혼자 바깥에서 생활하다 보니 대피소의 단체 생활이 꺼려지거나, 몇몇은 사람이 베푸는 온기마저도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센터에서 매일 거리를 돌며 노숙인들에게 핫팩, 침낭 등 보온용품을 지원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 본다.
지난주 매서운 날씨가 이어졌지만, 대전에서 소방이나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한랭 질환 환자 신고가 없었던 것은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따스한 손길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에는 가정폭력을 당하고 거리에 나와 며칠 동안 대전역 인근에서 추위에 떨던 40대 여성을 노숙인종합지원센터가 발견해 한파 응급대피소에서 머물게 한 후 여성피해자지원센터인 '1366'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복지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 사례였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찾아오는 봉사와 후원은 취약계층에게 큰 힘이 된다. 경제가 어렵고 혼란한 사회 분위기 탓에 불우이웃을 위한 지역사회의 후원이 줄고 있는 것은 걱정이다. 주거 취약계층인 쪽방 주민들도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최근 들어 지역 쪽방 상담소나 연탄 은행에 들어오는 후원액 감소로 난방 지원도 줄어드는 탓에 더욱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민들은 쉽사리 보일러를 틀지 못하거나 연탄을 때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열악한 주거 환경 탓에 차디찬 바람이 새들어와 실내에서도 추위를 견디고 있다.
지금까지 사회부 기자로 근무하며 느낀 점은 한 번의 따뜻한 손길로도 사람이 산다는 것이다. 지난번 기득권보다는 얼어붙은 사회를 녹여주는 사람을 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해 선배와 함께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모두가 피로감을 느끼는 시기에도 이들은 평소처럼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었다. 무엇이 우리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던 계기였다.
/정바름 사회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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