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설 명절 직후인 1월 31일~2월 1일 이틀간 실시해 중앙선거여론조사위 홈페이지에 게재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는 오세훈 시장과의 가상 양자대결 결과 전체 47%의 지지율로 43%를 얻은 오 시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반면 대전·세종·충청에선 오 시장이 44% 지지율로, 41%의 이 대표보다 높았다. '대선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충청권의 미묘한 변화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022년 0.7%p 득표율 차이로 승부가 갈린 제20대 대선은 충청권 선택을 받은 후보가 대권을 차지한다는 공식을 확인시켰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대전과 충남·충북에서 승리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은 대전에서 3.11%p, 충남에서 6.12%p 이재명 후보를 앞섰다. 충청권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556만명으로, 493만명인 호남권보다 앞서며 향후 선거의 격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지역 현안에 대한 정치권 관심은 선거 때 반짝 달아올랐다가 식기 일쑤다. 대선 때 내놓은 각종 공약은 언제 실현될지 하세월이다. 역대 정부의 대선 공약인 대전·충남 혁신도시로의 공공기관 이전은 미뤄지고,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등 충청 현안 사업들은 국비 삭감 등으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선거 때 비위를 맞추는 말로는 충청권 민심을 얻을 수 없다. 충청권 민심의 흐름 기저에 무엇이 있는지 여야 정치권은 제대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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