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쌀의 고품질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2년 지역 6개 농협이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되고 있는 서천쌀조합공동사업법인이 농협 간 지분 다툼에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모양새다.
갈등은 공동사업법인의 매년 결산 결과를 참여 농협 간 투자한 금액 만큼 출자 지분으로 부담하느냐, 투자 지분과는 별개로 정한 손익 지분으로 부담하느냐를 놓고 벌어진 대립에서 비롯됐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은 법인 설립에 참여한 농협들의 이해와 맞물려 서로 다른 주장을 거듭하다 4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한 2022년 이후 소송이 제기되면서 법적 문제로 표면화됐다.
서천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2023년 동서천농협과 나머지 참여 농협을 상대로 '창립총회의결 유효확인' 소를 통해 청구 취지로 창립총회 또는 창립전 발기회에서 출자 지분이 아닌 손익 지분으로 의결된 내용의 유효함을 확인해 달라고 제소했다.
또 동서천농협이 2022년 결산 시 손익 지분이 아닌 출자 지분으로 회계 처리해 얻은 부당 이익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했다.
이에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은 올해 1월 14일, 원고인 쌀조합공동법인의 청구에 대해 '확인청구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유효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부당이익 반환 부분에 대해서도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동서천농협의 결산 처리는 내부 회계 처리에 불과하고 그 자체로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나머지 청구를 기각했다.
1심 판결 이후 원고인 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이 같은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월 24일,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라보는 농업인과 지역사회 일각에선 현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각각의 이익만 앞세워 어려움에 처한 농업 현실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며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통합RPC가 지역 농업을 지탱하고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쌀 경쟁력 강화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도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협 사정에 밝은 한 주민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농촌 상황을 비춰 볼 때 장기간 서로 다투고 있는 현재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동안의 갈등을 해소하고 당초 법인 설립 취지에 걸맞은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천=나재호 기자 nakij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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