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예산·계약 관리 '총체적 부실'

  • 전국
  • 충북

충주시 예산·계약 관리 '총체적 부실'

설계변경 관행화로 공사비 증액, 불용·이월액도 수백억
일부 업체에 수의계약 편중…시 재정 건전성 위협

  • 승인 2025-02-06 08:20
  • 홍주표 기자홍주표 기자
충주시청
충주시청.
충주시의 예산 집행과 계약 관리가 총체적 부실 상태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도 충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설계변경을 통한 무분별한 예산 증액, 과다 예산편성으로 인한 막대한 불용·이월액 발생, 특정업체 편중 수의계약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관행처럼 이뤄지는 설계변경이다.

시는 설계서 내용 불분명, 현장 상태 상이, 새로운 기술·공법 적용 등을 근거로 대부분의 공사에서 설계를 변경했다.



시의회는 이를 사실상 계약금액 증액을 위한 방편으로 악용됐다고 지적하며, 사전 정밀 현장 조사와 현장 중심의 설계를 통해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산 편성의 부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환경수자원본부는 불용액 139억 원·이월액 130억 원을, 복지민원국은 각각 83억 원·81억 원의 불용액과 이월액을 기록했다.

생태건강도시과 역시 불용액 3억 6000만 원·이월액 99억 원이 발생했다.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과도한 불용액과 이월액은 시의 재정 건전성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필수 사업 예산 집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의계약의 특정업체 편중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읍면동 사업부서의 수의계약이 특정 업체에 편중된 것은 물론, 자체 선정한 업체에 설계를 맡기고 사업비를 책정하는 등 계약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도면에 측정된 자체 산출량보다 과다 계상해 예산을 낭비하고, 이를 통해 수의계약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사례도 드러났다.

관급자재인 아스콘 등의 부정확한 산출로 인한 잉여물량 발생도 예산 낭비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구체적인 수치는 더욱 충격적이다.

시는 2019년부터 2024년 11월까지 연평균 2800여 건, 677억 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발주했으며, 이 중 1인 견적 수의계약만 연평균 2300여 건, 292억 원에 달했다.

A업체는 연간 70~80건을 수주해 매년 3~5억 원의 계약을 따냈고, B업체는 2021년 한 해에만 9억 원이 넘는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시는 2017년부터 업체별 수의계약 총량 한도를 3억 원으로 제한하는 '총량제'를 도입했으나, 계약 횟수 제한이 없어 실효성이 전무한 상황이다.

시에 등록된 451개 전문건설업체에 1년 수의계약 292억 원을 공평 분배할 경우 업체당 6500만 원 수준이지만, 대다수 업체는 단 한 건의 수의계약도 수주하지 못했다.

한 시의원은 "사전 정밀 조사 없는 설계변경, 부실한 예산 편성, 불투명한 수의계약 운영은 결국 시민의 혈세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충주시는 즉각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합강동 스마트시티, 'L1블록 643세대' 본격 공급
  2. 과기정통부 '출연연 정책방향' 발표… 과기계 "기대와 우려 동시에"
  3. 장철민 "새 충청은 젊은 리더십 필요"… 대전·충남 첫 통합단체장 도전 의지↑
  4. 최저임금 인상에 급여 줄이려 휴게 시간 확대… 경비노동자들 방지 대책 촉구
  5. 한남대 이진아 교수 연구팀, 세계 저명학술지에 논문 게재
  1. 김태흠 충남지사 "대통령 통합 의지 적극 환영"
  2. 학생들의 헌옷 판매 수익 취약계층 장학금으로…충남대 백마봉사단 눈길
  3. 민주평통 동구협의회, '화해.협력의 남북관계' 재정립 논의
  4.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착수… '수산물 유통 중심으로'
  5. 지역대 육성 위해 라이즈 사업에 팔 걷어부친 대전시…전국 최초 조례 제정

헤드라인 뉴스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김태흠 지사와 충청 미래를 위해 역할 분담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추진으로 급물살을 탄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단체장 출마에 대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함께 충청의 미래를 위해 역할분담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19일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가진 오정 국가시범지구(도시재생 혁신지구) 선정 관련 브리핑에서 대전충남행정통합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시장을 누가 하고 안 하고는 작은 문제이고, 통합은 유불리를 떠나 충청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면서 "(출마는) 누가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과도 상의할 일이다. 김태흠 충남지사와는 (이..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 성료… 퀴즈왕 주인공은?

청양 목면초등학교 4학년 김가율 학생이 2025 충남 재난 안전 퀴즈왕에 등극했다. 충청남도,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충남교육청, 충남경찰청이 후원한 '2025 도전! 충청남도 재난 안전 골든벨'이 18일 예산 윤봉길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골든벨은 충남 15개 시군 퀴즈왕에 등극한 학생 및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모여 충남 퀴즈왕에 도전하는 자리로, 272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행사엔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남도현 충남교육청 기획국장, 김택중 예산부군수,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 최재헌 중도일보 내포본부장 등이 참석해 퀴즈왕..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보령 산란계 농장서 고병원성 AI 의사환축 잇따라 발생

충남 천안과 보령 소재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H5형)가 잇따라 발생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17일 충남 보령시 청소면, 천안시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폐사가 증가한다는 신고가 접수돼 동물위생시험소가 확인에 나섰다. 충남 동물위생시험소가 18일 확인한 결과, H5형이 검출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1~3일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성환읍 소재 농장은 과거 4차례 발생한 사례가 있고, 청소면 농장은 2022년 1차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성환읍 소재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22..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 딸기의 계절 딸기의 계절

  •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 보관시한 끝난 문서 파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