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첫날부터 여민전 대란이 재현됐다. 선착순 수동으로 대기하던 다수의 시민들이 발급을 받지 못했다. 사진=여민전 어플 알림창. |
여민전 지역화폐 재정은 크게 줄어든 반면, 월 최대 1만 5000원이라도 줄여 보겠다는 시민들의 욕구가 더욱 커지면서다.
여민전 대란은 2020년부터 2021년 하반기 전까지 여러차례 재현된 바 있다. 시작 시점에 맞춰 자동 충전을 걸어뒀으나 발급을 받지 못하는가 하면, 평일 낮 시간대 수동 충전 과정에서도 줄세우기식 선착순의 허점이 노출됐다.
시는 이 같은 시행 착오를 거쳐 2025년에는 수동 방식만 적용키로 했다. 그럼에도 종전의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2월 1일 또 다시 발급을 못 받은 시민들이 상당수에 달하면서다. 오전 10시 정각부터 시작된 2월 분 발급은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완판으로 돌아왔다. 2024년 24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올 들어 600억 원까지 1/4 토막나면서, 경쟁구도가 치열해진 탓이다.
시가 1인당 월간 발행액을 50만 원에서 30만 원, 캐시백을 7%에서 5%로 줄였음에도, 체감도는 확연히 달랐다. 지난해의 경우, 월별 첫째 날부터 완판되는 경우는 없었다.
한 시민은 "30만 원을 다 써도 캐시백으로 돌아오는 금액은 최대 1만 5000원 정도"라며 "그럼에도 어떻게든 발급받으려 하는 시민들이 많은 건 경제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시민들이 매월 이런 경쟁 상황을 겪어야 하는 것인지 아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800억 원 대 한글 목조탑을 얘기할 시기인가. 가정과 소상공인 경제가 살아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에 우선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고, 한 네티즌은 "선착순 대신 자동 충전 신청 후 추첨 방식으로 해달라. 시민들을 줄세우는 선착순은 감정을 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소상공인과 관계자는 "정부의 여민전 예산 매칭 지원이 올해는 없다 보니, 총액이 크게 줄었다. 시 재정 여건도 좋지 못하다"며 "상반기 추경 예산에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 제도 개선 사항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세종시는 2월 3일부터 모바일 앱 '워크온' 가입 후 일상생활 속 걷기를 실천하는 시민들에게 여민전 캐시백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한 달간 14만보 걷기'와 6월까지 5개월간 '70만보 걷기 챌린지'다. 만 14세 이상 시민 누구나 목표를 달성하면, 추첨을 통해 여민전을 제공한다. 이와 연계해 '강사와 함께 바르게 걷기' 운동 교실을 연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걷기 동아리와 코스 따라 걷기, 매달 챌린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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