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철 대전 중구 태평1동 자율방범대장. /사진=정바름 기자 |
대전 중구에서 18년간 동네 치안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유성철 태평 1동 자율방범대장(50)이 밝힌 근무수칙이다. 그는 14명의 대원에게도 이를 당부하며, 매주 저녁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23일 중도일보와 만난 유 대장은 "순찰에 중독됐다"고 말할 정도로 자율방범대 활동에 진심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봉사 단체지만, 언제나 자율방범대 역시 동네 안전을 책임지는 한 축이라 생각하며 사명감을 갖고 근무해왔다.
유 대장은 19살부터 30년간 서울과 경기, 대전 지역에서 민간기동순찰대와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했다. 집안의 반대로 경찰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자율방범대장이었던 유도 선생의 권유로 인연이 됐다.
2023년 0시축제 당시 유성철 대장이 자율방범대원들과 함께 순찰을 돌며 인파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성철 씨 제공) |
유 대장은 "대전에 처음 왔을 때는 지구대 경찰 마냥 밤을 샐 정도로 방범 활동에 진심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태평1동 자율방범대에 와서 근무일지를 쓸 때도 달랑 참석자 이름만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디를 순찰했고, 청소년 지도 활동은 몇 건했는지 구체적으로 작성하도록 개선했다. 범죄 예방을 위한 단체이니, 초소 안에서 음주 등 유흥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대원 복장도 청바지 말고 검정 바지를 입도록 나름의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 방범활동 중인 유성철 태평1동 자율방범대장 모습 (사진=유성철 씨 제공) |
자율방범대는 동네 순찰 외에도 청소년 계도, 주취자, 범죄 신고 등 동네 곳곳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한다. 동네의 민원 해결사로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주민들은 가장 먼저 유 대장을 찾는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그가 직접 신호봉을 들고 교통정리를 하기도 한다.
유 대장은 "딸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내가 사는 동네가 항상 안전하길 바란다"며 "주민들의 고맙다는 말과 경찰들의 격려 역시 자율방범대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경찰 인력 한계로 부족한 도보 순찰 업무를 자율방범대가 메워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원 모두 수십년 간 이곳에 산 주민들이라 동네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으니 경찰과 함께 합동 순찰을 할 때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그간 범죄자 검거에 일조할 정도로 많은 역할을 해왔으나, 올해 중구 지역의 자율방범대 지원 예산이 삭감됐다는 점에서다. 방범 활동에 사용하는 무전기 역시 기존의 무전망이 바뀌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지만, 예산 지원이 안 돼 전부 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에 있던 무전기도 유 대장의 사비로 구입한 것이다.
유 대장은 "자율방범대 예산이 삭감되면서 최근 새로 생긴 자율방범대는 초소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라며 "여전히 초소가 없는 방범대도 있고 초소가 있다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도 있는데, 중구청과 중구의회에서도 자율방범대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유성철 대장은 "요즘 자율방범대가 고령화가 되고 있어 문제인데, 경찰 지망생들이 방범대에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경찰 시험에서 가산점을 주는 등 유도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자율방범대원 모두 지역 안전을 위해 공동체 의식을 갖고 책임감 있게 활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