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식장산 정상 옛 KT중계소가 있던 자리에 기계실과 통신탑이 커피와 라면을 파는 무인판매점으로 이용되고 있다. 관광을 즐기는 장소이면서 산 정상에 상업시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임병안 기자) |
30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식장산 정상에 있던 KT중계소가 폐지되면서 남은 부지의 통신설비기계실을 개조해 커피와 라면, 음료를 판매하는 쉼터가 마련됐다. 군과 통신시설에 점유돼 줄곧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던 곳이 철조망을 걷어내고 개방되면서 세종과 멀리 인천에서도 찾아오고 있다. 산 아래 등산로 입구에서 자동차를 운전해 최정상까지 이를 수 있어 대전 야간 풍경과 일출을 관람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공군 때부터 사용한 2층 규모의 통신설비기계실과 철골구조물이면서 높이 치솟은 통신탑, 경비초소가 그대로 남아 있다.
더욱이 이곳은 6·25전쟁 이후 군사 통신시설이 점유해 줄곧 민간인 출입을 제한해 대전시민들에게도 낯선 장소다. 1967년부터 우리 공군이 위성 GPS가 사용되기 전 항공기 위치를 파악해 서로 교신하는 통신기지로 사용했고, 공군이 철수하고 KT 통신중계소로 대체되어 계속 점유되다가 2021년 통신시설 사용이 폐지되면서 지난해까지 활용 없는 시설로 남아 있었다. 6·25전쟁 때 미군 리치몬드(Richmond) 통신부대가 식장산 해돋이 전망대 위치에 주둔했는데, 이때부터 식장산 정상은 군사적 목적으로 민간인 출입 제한이 시작됐을 정도로 오래됐다.
식장산 정상 옛 KT중계소가 이전한 자리에 시설이 커피와 라면 무인판매점으로 이용되고 있다. 멀리 대전시내 풍경이 보인다. |
식장산 쉼터 관리인 A(37)씨는 "오랫동안 통신시설에 점유되어 통제되던 사유지를 지난해 가을부터 개방해 대전 도심과 대청호를 언제든 조망하는 장소로 개방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한 달에 5000여 대의 차량이 입장했을 정도로 찾아오고 있으며, 개인 매각이나 종교시설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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