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정치행정부 기자 |
2025 한국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축 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울려 퍼질 2만여명 홈 팬의 응원가다.
한화가 올해부터 쓸 신축야구장 명칭 논란이 '대전'을 포함한다는 구단 발표로 일단락됐다.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때 구장 명칭에 '대전'이 들어가는 게 뭐 그리 중요하냐는 소리를 들었다. 팬들은 구단이 야구를 어떻게 잘하고, 관람 편의가 어떻게 좋은지가 더 중요해 보였다. 일각에선 지자체 '갑질'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기자는 단순히 구장 명칭의 문제가 아닌 '지역 연고'의 의미를 되새기고, 구단의 지역 연고에 대한 존중과 노력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한화를 제외한 9개 구단이 하는 최소한의 예의를 기업 논리로 하지 않는 구단의 행태를 바로잡고 싶었다. 법적인 부분만 따진다면 할 말이 없지만, 프로스포츠는 그런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에 "국내 야구장 명명권 시장은 프로 스포츠 선진국과 확연히 다르다"며 아쉬워하는 이들이 있다. 메이저리그를 좋아하니 이야기해본다. 그들의 구단 이름은 무엇인가. LA다저스, 뉴욕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지역 명이 들어가 있다. 그렇다면 야구장 명명권을 활용한 구단 마케팅은 적극 찬성이다. 하지만, 우리 프로야구는 어떤가. 태생적 한계로 그룹 명칭을 구단 이름에 넣고 있다. 지역 연고는 없다. 몇몇 구단만 지역 연고를 배려해 엠블럼에 넣는 정도다. 한화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 무엇이 먼저인지 생각해 볼 부분 아닌가.
프로스포츠는 지역 연고로 지역민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 지난해 기아 타이거즈가 2024년 프로야구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리하면서 통합 우승을 차지하자 지역 사회에서는 큰 울림을 받았다고 집중 조명했다. 한명재 MBC스포츠플러스 캐스터는 기아 타이거즈 우승이 확정되자 "광주, 우리 시대 가장 큰 아픔을 야구로 극복한 도시에서 타이거즈는 운명이자 자랑이었다. 그런 기아 타이거즈가 7년 만에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른다"고 해 주목을 받았다. 이를 필두로 지역 언론과 중앙언론까지 광주 팬들에게 프로야구는 야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점을 강조하며 호남 사람들의 울분과 한을 풀어주는 해방구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다. 롯데 구장인 부산 사직노래방(구장)에서 대표 응원가 '부산 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울려 퍼지는 장관을 보면, 나조차도 가슴이 뛸 때가 많다. 한화 8회 육성응원을 경기장에서 듣고 나면 절로 웅장한 기분이 든다. 지역을 연고로 둔 구단에 대한 팬들의 '긍지'와 '자부심' 아니겠는가.
앞으로 한화 야구를 통해 충청의 긍지를 느끼는 이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직장이나 학교 때문에 수도권으로 떠난 많은 충청인들을 비롯해, 대전으로 둥지를 옮긴 영호남 출신들이 한화 야구를 보면서 '충청의 긍지'를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다. 이를 위한 한화 이글스 구단의 노력을 기대한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유럽 프로축구처럼 한화 이글스 유니폼에 지역 연고인 충청의 수부도시 대전을 함께 표기하는 날이 오길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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