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불만을 품은 지지자 수백 명이 서부지법 창문을 깨고 내부에 진입해 난동을 부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법원 난입 사건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천대엽 대법원 행정처장이 법원 난입 사태에 대해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한다.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 이후 한국의 정세는 외신에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며 '흥밋거리'로 소진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구속되자 외신은 "한국은 윤 대통령의 짧은 계엄령 시도로 수십 년 만에 촉발된 최악의 정치적 위기와 싸우고 있다"고 타전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계엄령 사태가 초래한 값비싼 대가는 한국인 5100만 명이 시간을 두고서 분할해 지불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는 뼈아프다.
정치권이 부추긴 증오와 혐오는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윤 대통령 구속 등 탄핵 정국이 촉발한 조기 대선 가능성은 상대 정파를 향한 증오를 증폭시키고 있다. 대다수 국민은 나라 안팎서 밀려오는 경제·안보 파고에 '공멸'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으로 잠을 설치고 있다. 정치권은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는 정쟁을 멈추고, 사법부는 절차와 판단의 공정성에 한치 빈틈이 없어야 한다. 사태를 악화시키는 폭력 시위는 더 이상 있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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