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돈 지역정책포럼 공동대표(충남대 경제학과 교수)가 증조부 안승익 선생이 남긴 고문서와 고서 등 705책을 충남대학교(총장 김정겸) 도서관(관장 이형권 국문과 교수)에 기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충남대 도서관은 1월 15일 중앙도서관 고서실에서 '눌산(訥山) 안승익(安承翼) 선생 자료 기증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증식에는 이형권 도서관장과 안기돈 교수와 가족, 도서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안기돈 대표가 이번에 기증한 자료는 고문서 29점(간찰 16점 포함)과 고서 676책 등 총 705책이다.
이형권 충남대 도서관장은 “안기돈 교수님의 증조부님인 눌산 안승익 선생님의 자료를 모아 도서관 5층 고서실에 안승익 선생님의 호를 따서 '눌산문고' 를 조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어 “저희 증조부님 눌산 안승익 선생님은 문성공 안향의 23세대 자손으로서 홍성 지역에서 매우 열심히 학문을 탐구했던 시골 선비였다”며 “유교 집안의 선비였던 저희 증조부님 눌산 선생님은 사람의 도리를 유난히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증조부님의 그런 가르침 덕분에 현재 후손들이 그러한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다양한 종류의 고서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 학자인 병계 윤봉구 선생과 교류한 서신 등 소위 값나가는 고서도 있었기 때문에 집안에서 보관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그렇게 좋은 자료일수록 많은 연구자와 학생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집안의 뜻이 강했다”며 “사람의 도리를 강조하신 눌산 할아버지의 유산 덕분에 좋은 결정을 내리게 돼 흐뭇하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 한문학과 이향배 교수는 “눌산 안승익 선생님이 직접 저술한 한시와 작품, 제문 등을 모은 눌산집은 눌산 선생님이 당신 어머니의 일상 생활을 기록한 것 등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 후기 여인의 일상생활을 분석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심한 남녀 차별로 인해 조선 여인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자료는 좋은 연구자료”라고 강조했다. 이어 “옛 학자가 저술한 글 등을 디지털화하고 해석까지 지원하는 정부사업이 있기 때문에 눌산집을 이런 사업으로 디지털화해 해석까지 해서 후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재 학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저는 충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 후 본교 교수가 되었기 때문에 많은 혜택을 받아서 항상 고마워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증을 통해 그 동안 받은 혜택에 대해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전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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