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신경과 이주연 교수 |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대표적인 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60~80%를 차지한다. 최근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는 기억장애가 주된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 10~2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말로이드 단백질이 제거되지 못하고 뇌 안에 엉켜 쌓이면서 뇌가 손상되는 퇴행성 변화가 진행한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미국 FDA에서 허가가 난 레카네맙(레켐비)과 도나네맙(키순라)은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이는 치매 치료 분야에서 아주 획기적인 발전이며 앞으로 더 좋은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도나네맙은 국내에 들어오려면 시간이 아직 더 필요하지만, 레카네맙은 지난 5월 국내 식약처 허가를 받아 올해 초쯤이면 국내 알츠하이머 초기 치매환자들에게 처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약제보다 좋은 효과를 가진 신약이지만, 그만큼 적극적인 치료로 부작용의 비율이 높으며, 오랜 기간 반복해서 2주 또는 4주 간격으로 맞아야 하고, 비용부담이 크다. 또한 경도인지장애나 초기치매 환자이면서 뇌영상검사에서 적합한 대상자만 해당 치료가 가능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대상자가 한정된다는 한계도 있다. 치료 시 아밀로이드가 제거된 자리로 물이 새어 나가는 뇌부종 또는 혈액이 새어나가는 미세출혈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질병이 진행될수록 부작용은 높고 치료 효과가 떨어져 질병이 진행되기 전 초기 상태에서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생애주기별 치매위험요인
이처럼 적절하고 빠른 시기에 진단 및 치료도 중요하지만, 치매 극복을 위해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주기에 걸친 치매 예방 노력이다. 유명 학술지 란셋(Lancet)에서 수정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을 생애주기별로 제시하고 있다. 올해 7월 발표된 내용을 살펴보면 젊은 시기의 교육활동이 특히 중요하며, 이후 중년기를 포함해 지속적인 인지 활동을 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항상 환자들에게 치매 예방을 목적으로 머리 쓰는 활동을 권유한다.
또한 중년기가 되면, 치매 예방의 목적으로 조절해야 할 활동이 있다. 먼저, 청력저하는 치매 위험이 높아지므로 이를 예방하고, 청력이 저하됐을 경우 이를 보조하여 청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성인병인 고혈압, 당뇨병,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 않도록 조절하고,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중단해야 한다. 그 외에 머리 외상을 주의하고, 우울감을 떨치도록 많은 신체활동이 필요하다. 노년이 되었을 때 사회적 고립은 치매 위험을 높이므로 적극적인 사회활동이 필요하다. 대기오염과 시력 저하 역시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꾸준한 안과 검진도 필요하다.
▲치료만큼 중요한 예방을 위한 꾸준한 실천
치매 위험 요인 각각만 본다면 개별 위험 정도가 얼마 되지 않아 보일 수 있으나, 실제 해당 위험요인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신체활동을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운동하면, 심혈관 질환(고혈압, 당뇨병 등)의 위험도 낮추고, 우울감, 비만 등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매년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이처럼 치매는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극복하고자 하는 질환이다.
충남대병원 신경과 이주연 교수는 "어쩔 수 없이 치매에 걸릴 수 있겠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건강한 신체활동, 인지활동, 사회활동을 유지하면 치매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라며 "그러므로 치매를 두려워하고 걱정하기보다 치매가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치매 예방을 위해 꾸준히 실천하면 더 건강한 노년 생활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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