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TEC 디렉터) |
이 프로그램에서 히트를 친 대표적 제품 세 가지를 꼽으면, 봄바스, 에버리웰, 스크럽 대디 등이 있다. 1등은 자선(慈善)을 미션으로 삼은 양말회사 봄바스(Bombas). 양말을 팔 때마다 한 짝을 기부하는 형태로 투자자(데이먼드 존)에게서 20만 달러(17.5% 지분)를 받았다. 2등은 의료비가 매우 높은 미국에서 가정용 건강진단 키트(홈테스트)를 제공한 에버리웰(Everlywell)이다. 3등은 설거지 또는 청소용 스펀지인 스크럽 대디(Scrub Daddy)로 아론 크라우스가 창업한 회사이다. 스마일 형태의 노란색 스펀지는 찬물에서는 딱딱하지만, 미지근한 물에서는 부드럽게 변한다. 투자자인 로리 그라이너가 다른 투자자들의 경쟁을 이겨내고 20만 불(20% 지분)을 투자했다. 45분간 방영되는 TV 프로그램에 신청자들은 연간 수만 명에 이를 정도이며, 수백 대 일(230:1)의 경쟁을 뚫어야 출연할 수 있고, 유명 투자자들과의 질의응답 가운데 긴장감 속 협상 과정에 많은 경영 지식과 반전의 재미도 있다.
우리나라 창업가들도 여기에 출연, 흥미를 더해주는데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컵밥'(K-BBQ in a Cup)이 있다. 노량진 컵밥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송정훈 대표가 유타주에서 푸드 트럭을 운영하면서 '정, 흥, 덤'을 추가해 한국식 컵밥(Cup Bob)을 만들었다. 사크 탱크에 출연해 마크 큐반의 투자를 이끌었고 무엇보다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월스트리트 경험을 가진 권덕이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회사는 성장 중이며, '밥심 페스티발'도 열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무려 200여 컵밥 가게가 있고 두바이 등으로 확장 중이다. 또한 K 뷰티-화장품을 들고나와 투자를 받은 여성 기업인들도 있다.
한편 'Coffee meets Bagel(CMB)'은 한인 세 자매가 만든 데이팅 앱으로 2012년 창업, 2015년 샤크 탱크 시즌 6에 출연했다. NBA 구단주이자 투자자 중 가장 기술에 정통한 마크 큐반이 역대 최대금액인 3000만 달러에 회사인수를 제의했지만 세 자매(강다운, 아름, 수)는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Match.com만큼 커질 수 있다고 본다"며 제안을 거절하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런 결정을 한 10년 뒤 어떤 성과를 보이고 있을까?
사회적 가치를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앞서 다룬 봄바스 외에 남성을 위한 물티슈로 화장실 문화를 바꾸는 '두드 와입스(Dude Wipes)' 같은 제품들이 성공함으로써 혁신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와 매력적인 피칭이 만날 때 더 많은 흥미로움을 느낀다. 이런 프로그램을 닮은 TV 쇼들이 인도, 멕시코 등 각국에서 시도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도 '비즈니스 샤크'가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TV 쇼는 없지만 각종 대회 등에서 벤치마킹을 시도하고 있다.
기업가정신 교육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도 다양하다. 독특한 가치제안으로 간결하고 명확한 발표능력, 재무 자료와 예측, 시장의 요구와 트렌드 및 사업기회 확인, 건설적 비판을 수용할 회복 탄력성, 그리고 멘토와 잠재적 파트너 등과의 네트워킹 등이다. 이를 통해 실전의 문제발굴과 적용 능력, 발표 스킬과 문제해결 능력 개발, 전문가들로부터의 피드백, 무엇보다 기업가정신의 마인드셋이 재미와 함께 젊은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생기게 될 것이다. 만일 우리를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이 상어가 들어있는 물탱크와 비슷하다면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는 역동성을 담은 'K 비즈니스 버라이어티쇼'가 기대된다. 불확실성 속 대한민국의 희망을 한국인의 기업가정신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최종인(국립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TEC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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