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된 현직 대통령이 됐다. 전직 대통령까지 포함하면 역대 다섯 번째로 구속된 대통령이 됐다.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18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19일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지난달 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범죄의 중대성이 크고, 윤 대통령 지시를 받아 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김 전 장관 등 10명이 모두 구속기소된 점도 발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직과 현직을 통틀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된 대통령은 1995년 11월 16일 구속된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1993년 퇴임한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기업인 30명으로부터 2천359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 구속 후 17일 만인 12월 3일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과 비자금 혐의 등으로 안양교도소에 구속 수감됐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은 1997년 4월 17일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 형을 확정받았지만, 그해 12월 22일 특별사면되면서 약 2년여의 수감생활을 마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사를 받다 구속됐다.
그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서 피의자로 입건된 첫 사례였다.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다가 그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에서 파면을 선고하자 3월 2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검찰은 소환 엿새 만인 3월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31일 새벽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이 촉발된 지 4년여 만인 2021년 1월 징역 20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구속 이후 어깨 질환으로 여러 차례 치료를 받아온 그는 신년 특별사면으로 그해 12월 31일 전직 대통령 가운데 최장기간인 1천736일(4년 9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석방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경선 중 불거진 다스·BBK 등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2018년 초 재개되면서 그해 3월 22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구속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채 자택에 머물던 이 전 대통령은 영장 집행에 따라 이튿날 새벽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용됐다. 통상 서울중앙지검이 구속하는 주요 사건 피의자는 서울구치소에 수용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미 수감돼 있어 구치소 측의 관리 부담이 가중된 점이 고려됐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뒤 2·3심 과정에서 보석 석방과 재구속, 구속집행정지를 거쳐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으며 재수감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6월 검찰은 건강 문제를 호소한 이 전 대통령의 형 집행을 정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형 집행 정지 만료일에 맞춰 단행된 특별사면으로 총 958일(2년 8개월) 수형생활을 거쳐 그해 12월 28일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 /제2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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