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전경 |
1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기관장 임기 만료 이후 차기 기관장 선임까지 적게는 수개월, 많게는 1년 가까이 소요되고 있다. 출연연을 비롯해 대덕특구 내 여러 기관도 같은 상황이다.
UST는 2024년 2월 김이환 총장의 임기가 끝난 이후 1년 가까이 선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이상률 원장의 임기도 2024년 3월 종료됐다. 이진용 한국한의학연구원장과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은 4월,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8월, 노도영 기초과학연구원장은 11월,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12월 각각 전년도 임기가 끝났다.
이중 UST는 2월 초 예정된 운영위원회서 3배수 후보자 중 1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설립연구기관장회의서 의결안건으로 1인에 대한 찬반 투표를 거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최종 임명한다. 최종 총장 취임 시기까지로 보면 1년 이상 선임이 지연되는 것이다.
항우연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기관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2024년 10월 3배수 후보자로 이상철 한국항공대 교수, 최기영 인하대 교수, 최환석 항우연 발사체연구소장을 결정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천문연은 17일 이사회서 3배수 후보자인 박병곤 천문연 거대망원경사업단장, 박장현 천문연 책임연구원, 육인수 천문연 부원장 중 1명을 선임할 계획이다.
일부 기관장은 선임됐지만 출연연과 IBS의 원장 선임은 현재 기약이 없는 상태다. 출연연 기관장 선임을 논의하는 국가과학기술이사회(NST)가 17일 예정돼 있지만 이날 이사회서 기관장 선임에 대한 안건은 상정되지 않는 것으로 정해졌다. IBS는 2024년 12월 이사회서 차기 원장 선임 계획을 의결한 이후 원장추천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한 상태다. 원추위 구성 등 차기 원장 선임에 대한 사항을 과기정통부와 논의 중인 단계다.
기관장 선임 지연 문제는 원활한 연구를 위한 기관 운영에 큰 차질을 빚는 만큼 해결돼야 하지만 매번 반복되는 실정이다. 규정에 따라 정해진 선임 수순을 밟더라도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선임 속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선임 지연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면서 연구현장에 문제를 일으키자 임기 만료 전 차기 원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까지 이뤄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출연연 원장 임기만료일 3개월 전부터 원장 선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의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기출연기관법)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학기술계 현장에선 해당 법안 시행으로 문제가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제화에도 불구하고 선임 지연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최연택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과기연구노조) 위원장은 "이 정부 들어 빈번하게, 더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지점 중 하나인데 이렇게까지 늑장을 부릴 줄은 몰랐다"며 "법 개정으로 근본적인 것까지 해소할 수는 없다고 보지만 임기 종료 3개월 전 후임에 대한 준비를 법제화한다면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 검증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낙하산 인사, 코드인사가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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