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전시장에 손님이 많지 않은 가운데 중도일보와 만난 상인은 정치권에 안정된 국정운영을 당부했다. (사진=정바름 기자) |
15일 찾은 대전역 대합실은 하루 3만 명이 이용하는 곳이면서 다양한 연령층이 한 곳에 모이는 대한민국의 축소판 같은 장소다. 이곳에 설치된 대형 TV에서는 뉴스 속보를 통해 이른 오전부터 시작된 고위공직사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과정을 중계했고, 시민들은 삼삼오오 서서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김영재(70) 씨는 "계엄령 선포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잘못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야당이 탄핵을 남발하는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라며 "체포 영장의 집행 역시 여론의 힘으로 하는 것이지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 여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기차 시간을 기다리던 김경수(82) 씨는 "대통령이 처음부터 국민 앞에서 진솔하게 사과했다면 이렇게 전 세계에 대한민국 국가수반이 체포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라고 밝히면서 "유혈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체포에 응한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고 거기에 동조하는 국회의원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소를 옮겨 찾아간 대전중앙시장은 야채와 과일, 육류가 풍성하게 진열된 것에 비해 찾아오는 손님은 많지 않아 보였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박(75)모 씨는 "호주머니에 돈이 있어도 쓰고 싶은 마음이 나야 시장도 나오고 소비도 이뤄지는데 지금은 장사가 안된다"라며 "정치가 안정돼야 사회 분위기도 다시 올라오는데, 탄핵으로 몰아내는 것보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안정적인 방법은 없는 건가요"라며 오히려 기자에게 대안을 물어오기도 했다.
15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 진료대기실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대통령의 체포소식을 전하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임병안 기자) |
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정치가 안정돼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이제는 일상적인 생활로 복귀하자는 당부를 전했다. 대전역에서 가족의 도착을 기다리던 박유진(25) 씨는 "국민으로서 실망하고 무력감을 느껴왔는데 얼른 나라가 안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병안·정바름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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