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부부의 도피 행각은 아직 전세사기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전세사기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인 2022년 미국 애틀랜타로 도피한 이들 부부는 고급 주택가에 살면서 자녀를 펜싱 클럽에 보내는 등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 수배가 내려지는 등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시애틀로 도주해 도피 생활을 이어갔지만, 온라인 등에 신상정보가 퍼지면서 덜미가 잡혔다고 한다.
전세사기 피해가 줄어들고는 있으나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집값 하락 등 부동산 가격 등락으로 세입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환경은 여전하다. 지난해 말 기준 전세사기 특별법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전지역 피해자는 3143명(12.3%)으로, 수도권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대전시가 최근 전세사기 피해자를 돕기 위해 주거안정지원금과 월세 지원 등의 사업 추진을 발표한 배경이다.
전세사기는 우리 사회 상대적 약자인 영세 서민의 삶을 유린하고, 청년의 꿈을 앗아가는 악질적인 범죄다. 정부와 지자체가 제도적인 지원에 나선다고 해도 전세사기 피해를 온전히 보전할 수 없다. 그러나 536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인천 미추홀구 사건 항소심 재판 등에서 가해자가 감형되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이래선 전세사기를 근절할 수 없다. 전세사기에 대한 양형을 높이고, 은닉한 부당 이득금을 몰수하는 강력한 처벌이 뒷받침돼야 악질적인 범죄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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