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미 대전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 |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의 한 상가 건물 화재 사례에서 보듯이 평소 방화문을 닫아서 관리하고 스프링클러를 정상 작동상태로 유지한 건물 관리인과 소방관의 지시를 잘 따라준 시민들 덕분에 짙은 연기과 화염 속에서도 300여 명이 큰 피해 없이 구조되고 대피할 수 있었다. 이는 스프링클러, 방화문, 비상구 등 소방시설을 미리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이다.
대전시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주택 24만여 가구에 소화기와 화재감지기를 보급하고 비상구와 방화문 유지관리를 위한 화재 안전특별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전 5년보다 화재 건수 25%, 화재로 인한 사망자 55%, 부상자 14%가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출처: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사전 예방과 안전에 대한 투자가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대전시는 이후로도 안전 약자 거주시설 6,500여 가구, 노후 아파트 12,500여 가구에 소형소화기를 보급하는 등 안전한 생활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아무런 위험이 없는 평온한 상황에서도 앞으로 닥칠 수 있는 위기나 어려움을 미리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라는 거안사위(居安思危) 고사성어의 뜻처럼, 미리 대비하는 예방 중심의 안전의식이 위기 상황에서 자신과 타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급변하는 재난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도 첨단장비의 보급, 인력 확충, 소방 기술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공공 차원의 중요한 대비 요소다. 소방안전교육과 대중 캠페인 역시 시민의 안전의식을 높여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사회의 안전과 신뢰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개인과 공공의 미리 준비하는 투자가 재난 대비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소방관들의 활동 환경의 안정성을 높여 그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군대는 훈련하고 준비할 수 있지만, 소방은 처음부터 실전'<영화 '소방관' 대사 中>이기 때문이다.
결국, 소방관과 시민 모두가 다치지 않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의 예방 노력, 공공의 투자, 공동체의 협력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안전할 때 미리 준비하는 자만이 안전을 지킬 수 있으니, 이를 인식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안정미 대전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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