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경기한파 우린 몰라" 200%대 성과급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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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경기한파 우린 몰라" 200%대 성과급 지급

예대금리차 효과 등 올 임금인상률 2.8% 전망
지역 경영계 "경기침체는 딴나라 이야기" 씁쓸

  • 승인 2025-01-13 16:57
  • 신문게재 2025-01-14 7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5대 시중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눈총을 받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최악의 경기침체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 같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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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이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했다. 이들 은행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8%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해 2.0%에서 0.8%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임금인상률은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사측과 일괄적으로 협상하는 사안으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임금인상률도 2.8%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과급도 전년 대비 확대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올해 성과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기본급 280%를 책정했다. 신한은행은 현금성 포인트인 마이신한포인트 지급액을 100만포인트(100만원 상당)에서 150만포인트로 늘렸고, 하나은행은 현금 지급액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리고, 복지포인트를 50만원 증액키로 했다. 농협은행은 통상임금 200%에 현금 300만원으로 전년과 같은 조건이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는 노조 측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들이 경기 한파에도 임금 인상률을 높이고, 성과급 규모를 늘린 것은 은행권 대출이 불어난 데다가 높은 예대금리차를 바탕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으로 국민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은 이자 장사로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는 경기침체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것 같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역에서 전기·통신공사 업종을 운영하는 A씨는 "공제조합에서 담보대출로 3.5% 고정금리로 돈을 빌려 쓰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면서도 "다른 기업들은 1금융권에서 4%대, 2금융권에서는 5~8%까지 대출금리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는 것을 보면 '이자 장사' 논란은 당연한 것"이라며 "경기침체는 마치 딴 나라 얘기 같다"며 성토했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이 높은 대출금리로 고통받는 영세기업들을 위해 대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경업을 운영하는 B대표는 "요즘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데, 담보가 확실하지 않은 영세기업들은 높은 금리라도 대출을 더 받고 싶어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하청 업체들이 줄도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반복되는 이슈"라면서 "올해는 내수침체로 건설·제조업 등 경제계 전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비난의 정도가)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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