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장이 2025년 새해를 맞아 포부 및 의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시의회 제공. |
20명 시의원 중 13석을 점유한 더불어민주당과 7석을 보유한 국민의힘 구도 아래 협치와 상생을 위한 6개월의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이응패스 등 최민호 시 정부의 핵심 현안 사업과 관련해 갈등 구도를 맞이했고, 이는 시민사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중도일보는 2025년 새해 임 의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남은 임기 1년 6개월 간 의정 운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중도일보 김덕기 세종본부장(좌)과 임채성 세종시의회 의장 간 새해 인터뷰 대화 모습. 사진=시의회 제공. |
-2024년 7월부터 제4대 세종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서 시의회를 이끈 소감은.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다. 많은 것을 계획하고 이루려 노력했지만, 아쉬웠던 일이 더 많은 한 해였다. 의장이 된 후 6개월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의정 활동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시민들께서는 여전히 부족하게 느끼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시민들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데 집중하겠다.
-2024년 주요 의정 성과를 꼽는다면.
▲그동안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기울여 온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추진위원회가 발족됐고, 세종지방법원 설치법이 통과되는 등 우리 의회가 국회와 정부, 그리고 사법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목소리를 낸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같은 해 11월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4년 지방의회 우수사례 경진대회 본선에 진출해 장려상을 받는 성과도 거뒀다. 2018년부터 시민의 목소리를 의정활동에 직접 반영하고, 의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의정 모니터단을 구성·운영해 왔다. 이제는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의정활동에 반영하는 중요한 창구로 자리 잡았고, 다른 지방의회에 우수사례로 전파되고 있다.
또 시민이 직접 만드는 조례가 우리 의회에서 처음으로 발의되고 통과됐다. 교원과 학생, 보호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세종시 교육활동 보호 조례안이 그것인데, 2022년부터 1년여 동안 청구인 서명을 확보하고 유효성 검증을 거쳐 청구 수리를 결정했다. 의장인 제가 대표 발의해 심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시행됐다.
그 외에도 대한민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에서 보통교부세 산정에 따른 세출 효율과 반영 항목 개정 건의 등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세종시의회의 경쟁력 있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렇다. 2022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말까지 조례 제·개정안 발의 건수에서 의원 1인당 평균 20.9건을 기록하며, 17개 광역의회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런 가시적이고 특별한 성과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밀접한 일들을 살펴보고 해결하는 것이 더욱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의정활동이라고 본다. 우리 의회와 의원님들의 열정과 헌신이 성과로 차곡차곡 쌓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믿는다.
-의원 본연의 소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성과도 있었다.
▲다자녀 가정과 학생의 지원 내용을 담은 '입학지원금 조례, 교육비 지원 조례'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매니페스토 좋은 조례 '우수상'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조례에 따라 세종시는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다자녀 가정의 셋째 이상 자녀에게 20만 원씩을 지역화폐(여민전)로 지급했다. 편성 예산은 1억여 원이다. 세종시교육청도 다자녀 가정의 자녀 중 셋째 이후 학생(초2, 중2, 고2)에게 10만 원씩의 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의장으로서 처음 발걸음을 내디디면서 '협치'라는 말씀을 가장 많이 드렸다. 하지만 특정 현안과 예산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협치보다는 대립과 갈등의 상황을 시민들께 보여드리게 돼 안타깝고 마음이 무거웠다. .
일의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과 진행 과정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있었으나, 상호 존중 아래 설득과 협의를 해가는 과정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낀 아픈 경험이었다. 그 중요한 과정이 밀어붙이기식 추진과 의회에 대한 비난으로 다가와서 힘든 순간이 많았다. 아쉬움으로만 두지 않고, 의회와 시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밑거름으로 활용하겠다.
-시정 발전을 위해 시와 시의회의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025년 집행부와 관계 구축은 어떻게 할 것인가.
▲특정 사업추진 과정에서 의회와 집행부의 의견이 대립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부분에서는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바탕으로 두 기관이 원만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와 시 모두 시민을 위해 일하는 기관으로, 궁극적인 목표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2025년에는 시민을 위한 일에 더 견고히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의장의 역할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논란을 가져온 정원도시 실현과 박람회 개최 등에 대한 평소 생각은 어떤가.
▲정원도시가 전 세계적 트랜드이고 그로 인한 장점에 동감한다. 무조건적 반대가 아니다. 박람회를 개최할 경우, 체계적으로 준비해서 하자는 뜻을 견지했다. (최민호 시장) 임기 중에만 해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조급했다. 당장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란 국제 행사 대응도 앞두고 있다. 같은 시기 박람회 승인을 받은 선발 주자 울산시도 2028년에 박람회를 연다. 앞으로는 충분히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중기적으로 국제 행사를 유치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현재 정원도시 관련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고, 그 안에 큰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본다. 한글 문화도시 추진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겨울 빛 축제도 추경예산 심사 과정에서 상임위의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하나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야 한다. 다만 장소는 시민들이 원하는 곳에 대한 선호도 조사 등을 통해 정했으면 한다. 현재 상권 공실이 너무 심각한 만큼, 다양한 대응안을 모색하겠다.
-2025년 새해 중점 추진 사항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엄중한 시기를 살고 있는 우리 시민의 삶이 평온하게 이어지는 것에 있다. 시민의 안전과 민생 회복에 중점을 두고 의회를 끌어가겠다. 경기 위축 등으로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도 어렵다는 호소가 있는 만큼,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경기를 활성화하는 데 힘쓰겠다.
우리 시의 정체성이자 설립의 목적인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최근 몇 년간 인구 증가가 정체되고,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성과가 부족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세종지방법원이 앞당겨 설치될 수 있도록 부지 매입비 등의 예산이 정부 추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 지속 건의하겠다.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준비에도 차질 없도록 지원하겠다.
임채성 의장이 2025년 새해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시의회 제공. |
▲세종 1집무실 시대를 열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맞물려 개헌과 세종시법 개정 등 세종시의 법적 지위 확보에도 목소리를 크게 내겠다. 디지털 미디어단지 등 배후 지원시설 조성과 이주 공무원을 위한 정주 여건 마련 준비도 지금부터 함께 챙겨 나가려 한다.
저출생과 지방소멸의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마련에도 힘쓰고, 기업과 투자 유치 등을 위해 집행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지방의회 역할 강화 등 의회의 당면과제도 많다. 계획은.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인사권 독립은 실현했지만, 지방의회에 관한 법은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지방자치법에 일부분만 담겨 있다. 이는 점점 커지는 지방의회의 역할과 권한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를 뜻한다.
이에 지방의회법이 제정돼 지방의회의 독립성이 강화되고, 지방자치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이미 국회에 지방의회법안 3건이 제출돼 행정안전위원회 계류 상태로 알고 있다. 행안위 검토보고서에서도 지방의회의 위상을 확립하고 지방의회 권한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제정안의 취지가 타당한 것으로 담겨 있다.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시민의 목소리가 있는 곳은 언제, 어디든 찾아가겠다. 의회의 살림도 잘 챙기겠다. 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을 잘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역량 강화 등 세종시의회가 지방의회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근무하고 싶은 직장문화,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의회로 만들겠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새로운 희망과 기대로 새해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인데, 시국의 엄중함과 안타까운 참사로 인해 마음이 참 무겁다. 계엄과 대통령 탄핵·체포 등 정치적 격변의 시간으로 시국이 어수선하고,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안타까운 여객기 참사로 인해 나라에 슬픔이 가득하다.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면서 이 위기를 잘 이겨냈으면 한다.
우리 의회도 어려운 시기를 시민과 함께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만 바라보며 의정 활동하는 세종시의회를 지켜봐 주시길 당부드린다. 시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이 깃들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소망한다.
대담=김덕기 세종본부장, 정리=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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