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유성선병원 개원때부터 함께 한 김의순 병원장이 첨단 의료인프라 병동 증축을 계기로 뇌심혈관 분야 필수의료에 역량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임병안 기자) |
1966년 20병상의 선정형외과의원에서 시작한 선병원은 2025년 현재 의료법인 영훈의료재단의 대전선병원과 유성선병원, 선치과병원 세 개의 종합병원 체제로 성장했다. '우리를 찾는 모든 이에게 언제나 제약 없이 최선의 진료를 제공한다'는 고 선호영(1925~2004) 설립자의 병원 경영 목표를 지금껏 지키며 환자와 시민들의 건강을 돌본지 어느덧 59년의 역사가 쌓였다. 이중 유성선병원은 2007년 첫발을 내딛고 2012년 국제검진센터를 문 열어 2019년 첫 번째 증축에 이어 2024년 12월 첨단 의료인프라 병동의 2차 증축을 완료해 오는 7월 재개원 수준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유성선병원이 어느새 28개 진료과에 1000여 명의 의료진이 환자를 살피는 규모로 성장했는데, 지난해 성과는.
▲2007년 7월 80개 병상, 60여 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유성선병원은 지역사회에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이번 증축으로 450여 병상, 의료진과 직원 1200명이 넘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유성선병원 개원 때부터 함께했는데 과거를 돌이켜볼 때 감회가 남다르다. 2019년 5월에 첫 번째 증축을 통해 현재 지하 5층, 지상 8층의 병동을 마련해 28개 임상과가 최선의 진료를 제공했다. 2024년 12월 지하 5층, 지상 4층의 첨단 의료인프라 병동을 완성해 그동안 우리 병원에서 부족했던 임상과와 검사시설을 확장하고 직원 복지 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증축에서 마련된 공간은 병원 구성원의 여가와 복지를 위해 우선 활용한다. 세미나, 콘퍼런스, 오케스트라 공연, 국제 콘퍼런스를 할 수 있는 350석 규모의 '김인홀'을 마련했고, 옥상에 족욕장까지 직원들 복지를 위한 공간이다. 직원들이 그동안 노력해 우리 병원이 성장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
-이번에 증축한 첨단 의료인프라 병동을 활용해 잘하는 진료를 더 전문화하겠다는데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유성선병원은 지금도 28개 임상과에서 환자들께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바뀌면서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의 혈관질환이 늘어나는 변화가 있어 우리 병원도 이 부분을 강화할 계획이다. 증축된 공간에 진료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하지 않고, 유성선병원이 잘할 수 있는 진료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전진 배치한다. 그래서 심뇌혈관 센터, 소화기 센터, 관절·척추·정형외과 센터, 응급의료센터, 국제검진센터의 6가지 분야에 집중해 의사분들이 다양한 임상 경험을 접목하고 의견교환을 통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고자 한다. 예를 들어 병원 1층 증축되는 공간에 심장, 부정맥 진료를 위해 2개의 심혈관 외래 심도자실과 각종 심장 관련 검사실을 두고, 맞은 편에는 뇌혈관 질환과 뇌졸중 진료를 하는 신경과, 신경외과 진료실과 검사실, 추후 재활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재활의학과 진료실을 환자들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한다. 앞으로 유성선병원을 떠올리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심뇌혈관 질환 의료기관이라는 평가가 나오도록 역량을 모아 지역사회에 최선의 의료를 제공하겠다.
유성선병원 조감도. |
▲외래진료나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의 상당수가 소화기계 질환으로 의료진의 손길을 원하고 있다. 유성선병원은 대전충청지역 대학교수와 대전선병원 출신의 소화기 내과 의사분들이 24시간 내시경 치료 및 지혈이 가능하도록 야간과 주간까지 진료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진단은 물론 내시경 암치료까지 가능하도록 준비되었고, 야간에도 위출혈, 장출혈 같은 생명에 위급한 상황에서 전문 의료진이 내시경 등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응급실의 응급의료센터는 현재 의료 대란에도 불구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 10명이라는 월등히 많은 인원이 교대 근무를 함으로써 대학병원 등 타병원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의료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항시 응급의료센터에서 준비하고 소화기내과 의사가 뒤에서 받쳐주는 의료체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유성선병원에 가면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대되어 의정갈등 속에서도 우리가 추구한 시스템이 옳은 방향이구나 느끼고 있다. 3테슬러 MRI를 도입하고 영상의학과 의사가 AI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2007년 유성구 지족동 지금 위치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줄곧 유성선병원을 지켜왔는데 특별한 인연이 있나.
▲영훈의료재단 선두훈 이사장께서 2000년 대전선병원 정형외과에서 진료할 때 정형외과 레지던트로 전공의 과정을 밟고 있었다. 제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 그때 있었는데, 친형이 몸이 매우 아파 장기 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였다. 그때만 해도 수술비 9000만 원을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금해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지금은 성공률이 크게 높아졌지만, 당시에는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에 위험도 컸다. 레지던트였으나 월급으로 형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어려웠고, 집안 전체가 우울한 시간을 보낼 때였다. 선두훈 당시 정형외과 과장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형님 병원비에 보태라며 봉투를 하나 건네주셨다. 그리고 이식수술 받을 수 있는 병원까지 소개해주셨다. 저는 그때 레지던트에 불과했고 각별한 다른 인연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저에게 도움을 베푸시고 정형외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배려를 받았다. 덕분에 형은 이식수술을 받아 지금도 건강하게 계신다. 제 인생에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고, 전역한 뒤 다른 병원은 생각하지 않고 선병원에 지원해 진료를 시작했다. 2007년 유성선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당시 척박한 환경에서도 병원을 지키고 동료 의사와 직원들과 함께해온 것은 그때 입은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유성선병원이 계속된 변화와 성장 속에서도 변하지 않고 추구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선병원은 충청권 주민들이 쉽게 와서 빠르게 검사하고 과하지 않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접근 편의성과 신속성이다. 그동안 몇 차례 증축 공사로 불편했을 텐데 지역사회의 신뢰로 내원 환자가 줄지 않았다. 선정형외과에서 시작한 선병원이 6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진료를 이어가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선병원의 문화가 옳은 방향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원 환자에게 친절하고 과하지 않은 적정 진료를 제공하면서 직원들은 열정적으로 근무하는 문화만큼은 계속 지켜가겠다. 최고가 될 수 없더라도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 최선을 다하는 선병원 문화를 이어가겠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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