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수술 후 통증 조절이 잘 돼야 조기 퇴원할 수 있다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수술 후 통증 조절이 잘 돼야 조기 퇴원할 수 있다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승인 2025-01-09 15:02
  • 신문게재 2025-01-10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마취통증의학과 이원형 교수(반명함)
이원형 대전을지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일생 동안 요추 디스크로 수술을 받을 확률은 2~3%, 평균수명 84세 동안 암에 걸릴 확률은 30~40%로 알려져 있다. 보통 수술 후 회복하는 기간은 수술 부위에 따라 다르겠지만 합병증이 없다면 3~10일 정도이다. 가장 회복이 느린 수술은 무릎관절 전체를 바꾸거나 요추를 단단히 고정하는 요추 융합술이며, 이 경우 수주 혹은 수개월이 필요하다.

수술은 질병이나 손상을 치료하기 위한 후순위 절차이면서도 가장 적극적인 의료행위이다. 가장 적극적이라는 말은 곧 수술행위 자체가 우리의 신체를 절개하거나, 침습적인 방법으로 몸에 상처를 내는 과정이라는 걸 의미한다. 그렇기에 수술 후에는 당연히 통증이 동반된다.

'참으면 약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그런데 수술 후 통증도 참으면 약이 될까? 수술 후 통증을 참는 것으로 이겨내면, 진통제를 사용했을 때보다 훨씬 몸에 이롭고 회복이 빠를까에 대한 해답을 떠올려보자. 답은 당연히 '아니다' 이다. 결단코 '참으면 약이 된다'의 정반대가 답이다. 수술을 받아본 경험을 가진 독자라면 수술 후 통증이 얼마나 아프고 불편하며 소름 돋기까지 한지 잘 알 것이다.

수술 후 오는 통증은 통증 자체로 환자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몸의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수술 부위의 상처가 아무는 것을 더디게 한다. 또 혈압과 맥박이 오르고 혈당이 상승하며 수면을 방해한다. 통증으로 정상적인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되면 폐렴으로 열이 나고 폐가 오그라드는 무기폐가 발생하며, 수술 부위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켜 점점 회복을 지연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더불어 통증이 있는 경우 수술 후에 발생하는 오심과 구토의 확률도 높아진다. 이러한 모든 부정적 반응은 수술 부위의 회복을 늦추며 병원에 보다 장기간 입원을 요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여하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수술 후 통증을 조절해야 한다.



수술 후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으로는 소염진통제와 아편양진통제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므로 두 약물을 함께 혼합 사용하면 진통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아편양진통제의 부작용과 수술 및 마취 후 발생하는 오심과 구토를 조절하기 위해서 항구토제를 첨가한다. 이렇게 혼합 조제된 약물은 '자가통증조절기'라는 조그만 장치를 통해 정맥주사로 투여한다. 물론 과량의 진통제가 투여되는 상황을 방지하고자 투여되는 최대한도가 설정돼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가능한 경우 부분마취를 시행해 수술과 동시에 수술 후 진통을 조절하는 경우도 있다. 하반신 수술이나 상지 수술을 할 경우 부분마취가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수술 후 통증을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만성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라 하며, 최근 조사에 의하면 증후군을 겪는 환자가 10~40%나 된다고 한다. 보다 넓은 부위를 수술할수록 만성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만성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수술 부위를 지배하는 신경이 수술로 인한 손상으로 예민해져 통증이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은 거의 모든 신체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말초신경이 분포해 있는데, 어떠한 수술이라도 아주 가느다란 말초신경을 손상시키지 않고서는 수술을 할 수가 없다. 수술 후에 수술 부위는 말끔히 나았는데 그 부위에서 계속 통증이 오거나 저리고 예민하다면 만성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을 생각해봐야 한다. 이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마취통증의학과의 통증클리닉을 방문해 약물을 투여하면 효과적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수술 후 가능한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수술 및 마취 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질병 즉, 혈압, 당뇨. 심장 및 신장 약물, 호흡기의 만성질환 등을 최적으로 조절한 후 수술 및 마취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전신적 질환을 잘 조절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면 회복이 느린 동시에 만성 수술 후 통증 증후군이 발생할 확률도 높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소주박스 520개로 만든 선양 홍보탑
  2. 최강 한파가 온다…내일 ‘더 춥다’
  3. 씨큐리움, 200만 관람객 돌파로 해양생물 관심 증명
  4. 국세청, 설 연휴 앞두고 부가가치세 신고기한 연장
  5. 해양수산부, 설 연휴 항만 안전 강화 점검 돌입
  1. 세종시교육청 안전체험교육원, 겨울방학 특별 프로그램 운영
  2. [사설] 대전 신규 산단 기업 유치에 집중할 때다
  3. 독감에 의식잃은 환자도, "설 연휴 전 백신 접종을"
  4. 대전 일반학교 특수교사 업무 포화 "장애학생 교육권 침해 우려"
  5. 대전축구협회장 선거전 본격…3파전 구도 ‘치열’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실·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견인...특별법 발의되나

대통령실·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 견인...특별법 발의되나

세종특별자치시는 2030년 미국 워싱턴 D.C.와 같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의 시험대는 2025년 '국가상징구역' 관련 특별법의 내용과 함께 개헌 추진 여부에 좌우될 전망이다. 세종동(S-1생활권) 국가상징구역(210만㎡)은 2024년 행복청에 의해 진행 중인 관련 용역(도시건축 통합설계 국제공모 관리)에 따라 그려지고 있다. 이의 중심은 단연 대통령 세종 집무실(2027년 하반기, 약 20만㎡)과 국회 세종의사당(2030년, 63만㎡) 등 국가 중추시설 입지에 있다. 전월산과 원수산 아래 유보지와 과거 문화..

“경호처 직원들 양심 따라 불법 지시 거부·헌법수호 해달라”
“경호처 직원들 양심 따라 불법 지시 거부·헌법수호 해달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들이 9일 “경호처 직원들은 불법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헌법수호자로서 본분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청와대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과 정무비서관 출신 복기왕(충남 아산시갑) 의원, 행정관 출신 송재봉 의원(충북 청주청원) 등 27명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경호처 수뇌부를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법원이 발부한 정당한 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관저에 가시철조망과 차벽을 겹겹이 설치했다. 한남동 '석열 산성'을..

대전시-13개 시중은행, 소상공인 지원 `맞손`… 초저금리 특별자금 지원
대전시-13개 시중은행, 소상공인 지원 '맞손'… 초저금리 특별자금 지원

대전시가 9일 탄핵정국 및 장기불황 속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13개 시중은행과 소상공인 지원에 나섰다. 시는 이날 시청에서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13개 시중은행과 대전형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자금 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특별자금은 6000억 원 규모로 시는 최대 2.7%의 이차보전을 지원하고, 은행들은 자금 융자업무를 전담하고 각각 금리를 인하할 계획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이번 특별자금 지원을 통해 조금이나마 시름을 덜고, 경영난을 해소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역대급 한파 녹일 모닥불 역대급 한파 녹일 모닥불

  • ‘위축된 지역경제 살리자’…대전시청 구내식당 휴무일 변경 ‘위축된 지역경제 살리자’…대전시청 구내식당 휴무일 변경

  • 최강 한파가 온다…내일 ‘더 춥다’ 최강 한파가 온다…내일 ‘더 춥다’

  • 소주박스 520개로 만든 선양 홍보탑 소주박스 520개로 만든 선양 홍보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