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
김동연 지사의 신년초 행보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이다.
경기도라는 망루(望樓)에서 사방을 바라봤을 때, 멀리서부터 한국경제를 향해 덮쳐오는 파고(波高)가 심상치 않음을 김 지사는 오래전부터 감지하고 누차 경고메시지를 발신해왔다.
실제로 코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우리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한 높은 관세장벽, 관세폭탄이 예고돼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발(發)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은 걷히지 않아 비상계엄 한달만에 증시(코스피)에서 시가총액이 무려 48조 원 증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15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한 일간지 논설위원은 "불안한 정치가 경제에 묵직한 돌덩이를 올려 얹어 놓은 상황"이라고 전한다. 그러다보니 '국가신인도 하락'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는 중이다.
김동연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세워진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200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서 위기를 돌파하고 극복해낸 경험이 있다.
한번 추락한 국가신인도를 회복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가히 절박한 심정으로 '경제재건' 행보에 나서는 것이다.
일단 이번주는 '글로벌 경제' 대응에 주력한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김동연 지사는 먼저 8일 오후 2시경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를 찾아 제임스 김 회장을 만난다. 제임스 김 회장은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 대표이사(한국지엠,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를 역임하고, 2014년부터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미국 기업과 한국 간의 경제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는 제임스 김 회장 외에 반도체, 바이오, 친환경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의 미국기업대표(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원사)들도 자리를 함께한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김동연 지사는 8일 오후 4시에는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를 방문해 필립 반 후프 회장을 면담한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약 400개의 회원사를 가진 유럽과 한국 기업인의 협회다. 자동차, 화장품, 에너지 등 18개의 산업위원회를 두고 있다. 벨기에 국적의 필립 반 후프 회장은 ING은행 한국대표, ING 아시아태평양 금융기관 책임자를 지낸 금융인 출신이다.
▲외국인 투자기업 '온세미'
김동연 지사는 9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외국인투자기업(온세미코리아)을 방문해 강병곤 대표이사와 만나 안정적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온세미는 1974년 부천에서 창업한 한국 반도체의 후신 기업이다. 2023년 10월 부천에 차세대 비메모리 전력반도체 최첨단 연구소와 제조시설을 준공했는데, 연간 200mm SiC 웨이퍼를 100만 개 이상 제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시설이다. 온세미는 2025년까지 1조 4000억 원을 부천시에 투자할 계획인데, 김 지사의 방문은 이러한 대형투자 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독려하는 의미도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내주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경제행보를 이어간다. 일단 내주초에는 비상경제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이어 경제올림픽으로 불리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도 참석한다.
경기=김삼철 기자 news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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