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전략실장 |
우리나라는 1990년대 이후 정부 주도로 본격적으로 우주개발 역량을 키우기 시작했으며, 이후 독자적인 발사체 개발과 위성 제작 기술을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최근 누리호(KSLV-II)의 성공적인 발사와 달 궤도선 다누리 발사 성공 등으로 글로벌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글로벌 우주경제의 성장은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기회다. 현재 우리나라 우주경제 규모는 글로벌 우주경제의 1%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확보한 기술 기반과 체계적 전략으로 다가오는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다.
우선, 소형위성 개발과 발사 서비스 수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소형위성과 군집위성 수요 증가와 함께 소형위성 전용 발사체 개발 및 소형위성 전용 발사 서비스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나라스페이스,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스타트업들이 소형위성 제작 및 소형 발사체 개발에 뛰어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소형 발사 서비스는 위성의 궤도 및 일정 최적화를 통해 새로운 수요 창출과 함께 우주경제 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지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발사 서비스 시장에서는 인도와 일본이 정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SpaceX를 중심으로 미국의 독점이 심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위성 제작과 함께 누리호, 소형위성 발사체 등을 통해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발사 서비스 공급한다면 지역 우주경제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로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혁신과 비용 절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SpaceX의 재사용 발사체 사례는 비용 절감과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ICT 등 연관 산업에서의 혁신적인 기술을 우주 분야에 적용하는 등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공공-민간 및 국제 협력 확대도 중요하다. 공공-민간 협력 모델이 정교화와 확대를 통해서 민간에서 추진하는 발사체 및 위성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신뢰를 쌓아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우주경제의 기회를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주경제는 이제 단순한 과학적 도전이 아니라 국가의 경제적 번영과 안보, 국제적 위상까지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영역이 됐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확보한 우주 기술과 연관 산업 기반을 활용해 글로벌 우주경제 강국으로 자리 잡을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우주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우리에게 열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아야 할 때이다. 박정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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