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미란 편집부장 |
석탄이 천천히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이젠 제법 뜨겁게 불이 타오른다. 그렇다고 해도 난롯가에서나 따뜻하지 기계실 전체의 온도가 변한 것은 아니다. 네 사람은 모두 장갑을 벗고 난로에 불을 쬐고 있다.
①기계실은 아직 춥다. ②네 사람이 서로 친하다. ③장갑을 벗어서 위험하다.
(문제2) 다음의 내용에 따라 ㉮에 들어갈 결론으로 옳은 것은?
A가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무용수이다. 그런데 모든 무용수는 흰색 재킷을 입는다. 그러나 A는 초록색 재킷을 입는다. 만일 A가 운동선수라면, 그는 미국인이거나 독일인이다. 그런데 어느 독일인도 한국생활 경험이 없다면 김치를 먹을 줄 모른다. 그런데 A는 김치를 먹을 줄 안다. 그리고 한국생활을 경험한 운동선수들은 모두 흰색 재킷을 입는다. 따라서 A는 ( ㉮ ) .
①독일인 무용수이다.②미국인 운동선수이다. ③무용수이면서 운동선수이다. ④한국생활 경험이 없는 독일인다. ⑤한국 생활 경험이 없는 미국인다.
우연히 접한 EBS 문해력 테스트 문제다. 첫 번째 문항은 그럭저럭 쉽게 넘어갔다. 문제는 두 번째였다. 몇 번을 읽고 또 읽고 퍼즐을 맞추듯 곰곰히 생각하고서야 겨우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편집기자인데, 매일 매일 기사를 읽고 글의 핵심을 뽑아내 제목을 달며 지내 온 세월이 몇년인데…. 아쁠싸!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 긴 호흡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이 지겹고 힘들어졌다. 물론 독서와도 거리두기하며 지내온 것도 오래다.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유튜브를 뒤적뒤적, 몇 개의 리뷰들을 조합해 궁금증을 풀어낸다. 지루한 부분은 싹 날리고, 핵심만 뽑아 놓은 알토란 리뷰를 보다보면 몇 편의 영화도, 시간도 순삭.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알아내는 것 조차 리뷰어의 입을 통해서다. 머리는 자물쇠로 잠가둔 채 귀와 눈으로만 본 영상들. 영화 한편을 완벽하게 봤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렇게 스마트폰과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은 일상이 됐다. 거부할 수 없는 도파민 중독, 이미 뇌썩음이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그래서 일까? 우리나라 성인(16~65세)의 문해력이 OECD 평균을 밑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성인역량조사에서 한국 문해력 점수는 500점 만점에 249점, 31개 국가 중 22위에 그쳤다. 10년 전 조사보다 24점이 떨어진 점수로,OECD 평균보다 11점 낮다. 모든 연령대에서 점수가 하락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전문가는 "고령화와 스마트폰 보급 확대 영향"으로 이유를 꼽았다. '족보'를 '족발보쌈세트'가 아니냐고 물었다거나, 수학여행 가정통신문에 '중식 제공'이라는 글을 보고 '중국요리를 제공한다'고 이해했다거나하는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를 우스갯소리로 흘려 보낼때가 아니다.
스마트폰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책을 편다. 새해 새마음으로…. 황미란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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