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 대한 공경은 자식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덕목이다. 그러나 핵가족화 등의 영향으로 밥상머리 교육은 실종된 지 오래다. 게다가 사교육이 넘쳐나고 공교육은 위상이 추락하면서 효의 가치에 대해 거의 잊고 있는 실정이다. 이법 제5조(효 교육의 장려) 제1항 및 2항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유치원 및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효행 교육을 실시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한 것이 문제다. 교육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법의 취지를 살려 내실 있고 실질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표현을 삭제해야 한다.
백년대계(百年大計)의 교육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언제나 오늘보다 내일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 근시안적인 안목에서 다가오는 미래의 긴 안목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해야 한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효행을 실천하는 자세와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부모와 자식은 천륜(天倫)으로 부자자효(父慈子孝)인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보듬고 자식은 부모를 존경과 사랑으로 대할 때 올바른 효에 대한 가치관 확립과 실천적 노력이 공존할 때 오래전 한국이 '동방예의지국'이란 호칭이 빛을 발할 것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함에도 지금은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식이 부모를 학대는 물론 급기야 패륜으로까지 이어져 천륜을 저버리는 현실을 강 건너 등불로 보아서는 안 되고 한순간 잘못된 생각에 전통적인 효의 덕목과 가치를 추락 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사회가 용납이 안 될 것이다.
필자가 연수차 경기 용인시에 있는 와우정사 와불(누워있는 부처님) 입구에 세 마리의 원숭이 입상(立像)을 관찰한바 한 마리는 손으로 눈을 가리고 다른 한 마리는 귀를 막고 나머지 원숭이는 입을 가리고 있는 모습은 속세에 부족한 나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받았다. 즉 보아서는 안 되는 목불인견(目不忍見)에 눈을 감고 들어서는 안 될 말은 귀를 막고 입술의 언어인 생각나는 대로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힐링과 함께 반면교사로 삼아 큰 도움이 되었다. 결국 어른은 어른답게 품위를 지켜 언행에 각별히 신경 쓰고 배려와 사랑 용서로 모범적인 행동을 보일 때 어르신에게 청소년은 존경과 사랑으로 화답할 것이다.
또 학교에서 효와 인성 교육을 위해 지난해까지 15년째 강의를 하다 보니 결론은 관계기관이 효에 대한 관심이 부족함을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이 많았다. 여기에 근본적인 핵심의 문제는 효행장려법이 미온적인데다 학교에서의 기본과목 수업에 치중하다 보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효와 인성은 뒷전으로 밀려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나마 다행히도 일부 학교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해 강사를 초빙해 황금 같은 시간을 할애해 준 선생님께 차제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집을 지을 때 기반을 다지지 않고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효와 인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성인이 되어 사회생활을 이어간다면 과연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르나 생각은 각자 다를 수 있다. 인성은 올바른 방향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며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바람직하게 하고 공동체 생활을 원만하게 하여 잘 살아가기 위한 필수요건이고 실천하여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하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 가치다.
결과론적으로 '효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다'. 가정의 원초적 사랑을 바탕으로 이웃과 사회 나라와 자연을 위하는 인류의 보편적, 이타적 가치이다. 원컨대 효와 인성함양을 위한 법 개정에 정부를 비롯해 국회와 관계 당국 사회단체는 효와 인성 문제는 잠깐 동안의 관심이나 어정쩡한 법으로는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올바른 효행장려법 개정만이 유일한 답이다. 자라나는 미래 동량재인 청소년을 위해 효를 통한 올바를 인간 본연의 덕목이자 가치로 사회 발전과 안전에 기여 할 수 있는 법 개정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이길식/대전시 효지도사협회 효 교수
이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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