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지난 4월 명예경주마 백광 동물명의 기부협약식을 기념하고 있다. |
▲올해의 히트메이커 '글로벌히트', 세계무대에서도 이름값 해낼까
청담도끼, 나올스나이퍼, 벌마의스타 등의 부마인 유명 씨수말 '투아너앤드서브'의 자마로 2020년 2월생이다. 혈통은 우수하나 경주마로써 좋은 신체조건은 아니었다. 그 단점을 운명 같은 파트너, 기수 김혜선과 함께 극복했다. 2023년 코리안더비에서 호흡을 맞춘 후 지난 1일 그랑프리까지 무려 7개의 대상경주에서 우승, 수득상금은 이미 38억을 넘겼다. 조교사 방동석, 마주 김준현이 함께 만들어 낸 올해 한국경마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는 1월 24일, 글로벌히트는 김혜선과 함께 두바이 무대를 제패하기 위해 떠난다. 세계무대에서 '히트'를 이어갈 수 있기를 많은 이들이 염원하고 있다.
▲레전드로 기록될 이름, 조교사 김영관
2004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데뷔, 수많은 명마들의 뒤에는 그가 있었다. 영화 '챔프'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를 대상경주 우승마로 이끌었던 사람이 바로 김영관 조교사다. 감동의바다, 트리플나인, 퀸즈블레이드, 블루치퍼에서 최근 즐거운여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의 조교를 받았다. 될성부른 떡잎을 고르는 예리함과 좋은 말을 더 좋은 경주마로 키워내는 능력은 가히 타고났다고 할 만한 수준이다. 통산전적 6879전 중 우승 1519승, 대상경주 우승 70회, 대한민국 최고 기록이다.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친구·연인과 함께 즐기는 경마, 가족과 함께 걷는 렛츠런파크 서울
해외에서는 유명 경마대회가 곧 최고의 축제로 받아들여진다. 호주의 멜버른컵, 프랑스의 개선문상, 미국의 브리더스컵 등 각국에서 경마와 함께 공연과 전시가 이루어지고 셀럽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한국도 조금씩 경마 '축제'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올해 처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벚꽃축제 시즌에 맞추어 야간경마를 시행하면서 30만 명이 넘는 상춘객의 발길을 이끌었고, '블루밍 워터페스티벌'. '제주마축제', '밤馬실 페스티벌'과 같은 이색축제를 통해 수제맥주투어, 응원이벤트 등 세대불문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선보이며 경마의 축제화를 이끌어 냈다.
▲디지털 이니셔티브 키워가는 한국경마, 온라인 마권발매 본격추진
지난 6월, 정식 개시한 온라인 마권발매 서비스가 경마팬들의 호응 속에 이용자수가 8만명을 넘어섰다. IT강국 치고는 매우 늦은 도입이었다. 아직까지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우였음을 증명하듯 현재까지 온라인상 건당 평균 구매액은 5~6천원선으로 소액 이용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비온'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건전한 발매수단으로 지속 활용될 수 있도록, 대면 인증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등 엄격한 관리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영남 더비온 고객지원센터가 개소해 고객들의 대면등록 편의성을 높여가고 있다.
▲다섯 번째 명예 경주마의 탄생, 은퇴 후 팬들과 만나며 편안한 馬생
지난해 명예경주마 1호 '청담도끼'를 시작으로, 올봄 기부천사 경주마 '백광'이 두 번째 명예 경주마로 선정되며 경기도에 위치한 안성팜랜드 휴양목장에 입사했다. '이스트제트', '당대불패', '클린업조이'도 명예 경주마로써 제주의 성이시돌목장과 안성팜랜드에서 팬들과 만남을 갖기도 하며 편안한 馬생을 보내고 있다. 현역활동 당시 뛰어난 성적 뿐 아니라 벌어들인 상금으로 기부까지 실천해 온 동물 기부왕이기도 한 이들은 경마팬 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한국마사회는 보다 많은 은퇴경주마가 따뜻한 사랑과 환대 속에 여생을 마무리하는 날이 올 때까지 명예 경주마 휴양사업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동물복지와 생명존중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전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K-경마, 이제 정말 현실로... 전 대륙서 즐기는 한국경마
2013년 12월 싱가포르에 시범 송출로 시작된 경주 수출사업이 올해 남미와 아프리카로까지 수출대상을 확대해 전 대륙 24개국에서 한국경마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사업개시 12년 만에 이루어낸 쾌거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마가 시행되는 등 기업존폐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사활을 건 판로 확보를 통해 꾸준히 정기수출국을 추가해 왔는데 영국, 미국, 호주 등 다수의 수입국 관계자들은 한국경마의 공정성, 신뢰성, 안정성을 세일즈 포인트로 꼽고 있다. 누적매출 6500억을 넘어선 현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에도 수출국 확대와 함께 글로벌 무대에 한국경마의 우수성을 알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기수 최초로 달렸던 두바이 무대, 개척자 문세영과 서승운
올해 초 경마팬들의 심장을 뛰게 했던 소식은 단연 국내기수 문세영과 서승운의 두바이 첫 원정소식이었을 것이다. '석세스스토리'와 '천구'가 선구자로 나섰던 두바이 무대에 2019년 '돌콩'이 예선을 거쳐 두바이월드컵 본선에 한국의 이름을 걸고 출전하는 등 경주마의 원정은 꾸준히 있어왔지만 그간 국내에서 호흡을 맞췄던 기수의 동반원정은 처음이었다. 문세영 기수는 '심장의고동'과, 서승운 기수는 '벌마의스타'와 서로에게 의지하며 낯선 이국에서의 도전을 함께 했다. 기대한 결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들이 개척한 그 길을 바로 내년 1월 김혜선 기수와 '글로벌히트'가 달리게 된다.
▲시리즈로 만나면 더 재미있는 경마, 시리즈별 최강자는
우수마 선발체계 강화와 경주 흥미도 제고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대상경주 시리즈경주. 스테이어, 스프린터, 퀸즈투어 등 성별‧거리‧연령 등에 따라 총 7개 시리즈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을 의미하는 '쥬버나일'는 국산마 중 2세마가 출전할 수 있고, '트리플티아라'는 이름에서 짐작되듯 암말만 출전할 수 있는데 국산 3세에 한정된다. 스테이어(3세이상 거리)는 '글로벌히트', 스프린터(3세이상 단거리)는 '어마어마', 퀸즈투어S/S(3세이상 암말)은 '즐거운여정', 퀸즈투어F/W(3세이상 국산암말)은 '원더풀슬루', 트리플크라운(국산3세)은 '석세스백파', 트리플티아라(국산3세 암말)는 '이클립스베리', 마지막으로 쥬버나일은 '아쿠아라인'이 최우수마로 선정되며 각 1억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코리아컵과 대통령배, 그랑프리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글로벌히트'는 코리아프리미어 최우수마로 선정됐다.
▲브리더스컵 출전권 놓고 총성 없는 전쟁 벌인 코리아컵, 그 승자는
한국경마 최고수준의 상금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브리더스컵 출전권을 두고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던 올해의 코리아컵&스프린트. 결과는 쟁쟁한 경주마를 대거 출전시킨 일본의 완승이었다. 명실상부한 아시아 경마 최강국으로 사우디, 미국,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경주에 출전하며 실력을 과시해 온 일본이 한국에서도 좋은 실력을 선보인 것이다. 두 경주 모두 '크라운프라이드'와 '리메이크'가 '23년도에 이어 디펜딩 챔피언을 차지해 많은 경마팬들이 씁쓸함을 삼킬 수밖에 없었지만 기수 김혜선이 코리아컵에서 '글로벌히트'와 함께 3위를, 코리아스프린트에서 '스피드영'과 함께 4위를 기록하며 발전적 희망과 함께 개최국의 체면을 지켜냈다.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디지털기술 적극도입하는 한국경마
챗GPT와 AI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시대다. 한국경마도 온라인 마권발매 외에도 세계최초 AI경마 심의시스템 도입, 경주정보를 실시간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는 'e오늘의경주' 개설, 카이스트와의 협업을 통한 불법경마사이트 탐지시스템 구축, 스마트조교 시스템 구축, RPA를 통한 업무 효율화 등을 통해 디지털 시대로의 이행을 가속화 하고 있다.
과천=김삼철 기자 news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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