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칼럼] 100. 자기애성 인격 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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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칼럼] 100. 자기애성 인격 성향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 승인 2024-12-26 12:00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염홍철칼럼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우리나라 정신질환자 수는 56만 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민 100명에 한 사람 꼴이니까 많은 편이지요. 그러나 정신질환자 수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증세를 숨기기 위해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을 감안한다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주요 정신질환은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조울증 등인데 사실 우울증의 경우, 우리나라는 10명 중 2명, 미국은 4명 중 1명이라고 하니까 그 수가 너무 많아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정신질환을 가졌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주요 정신질환을 제외하고서라도 '인(성)격장애'가 정신질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그들의 지속적이고 일관된 인격의 특성이 문제를 일으켜 대인관계나 사회적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종의 질환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와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들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자가 주위에 불편함을 주는 것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으나, 부지불식간에 행해지는 '자기애성 인격장애(학술적 용어로 '인격장애'라고 하지만 저는 장애 대신 성향이라고 완화하고 싶습니다)'의 경우,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지대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점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자기애성 인격 성향은 "자기에 대한 과장된 평가, 인정받고 싶은 욕구,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공감의 결여를 특징으로 하는 인격성향"을 말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성공욕이 가득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관심을 받아야 하며, 지위나 성공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이런 과정에서 사기성 같은 행동양식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실패를 모르는 확증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정한 목표가 달성된다 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비판을 받을 때는 참지를 못합니다. 대체로 야망을 가진 사람들은 이러한 성향이 있고, 또 그것이 긍정적으로 발현되기도 합니다. 다만 그런 성향을 가졌다 할지라도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자기성찰과 같은 내부적 기제가 작동된다면 오히려 균형을 잡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문제가 됩니다.



위에서 지적한 자기애성 인격 성향의 주요 특징을 요약하면 첫째, 과도한 자기중심성, 둘째, 공감 부족, 셋째, 칭찬과 인정에 대한 과도한 욕구, 넷째, 과장된 성취감과 환상, 다섯째, 특별대우에 대한 요구, 여섯째, 민감한 자존감입니다.

이러한 성향은 대인관계, 감정, 행동에서 지속적인 문제를 초래하게 되지요. 일반적으로 자기애성 인격 성향은 어린 시절에 과도한 비난이나 혹은 반대로 과도한 칭찬과 이상화된 양육 방식이라는 환경적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건강한 삶의 일부입니다. 오히려 장려해야 할 부분이지요. 문제는 자신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타인을 무시'하는 태도로 인해 문제를 겪게 되는 것이지요.

치료 방법은 일단 환자 스스로 자기애(narcissism)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환자가 자신이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되기 때문에 그들의 민감한 자존감으로 말미암아 수용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특별히 치료법을 발견하기가 어려운데, 일단 건강한 대인관계 형성을 목표로, 타인에 대한 공감을 높이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면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상호존중을 실천하는 방법을 꾸준히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자기반성과 타인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노력을 병행해야겠지요.

염홍철 국립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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