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11.55% 고공행진… 11년만에 최고 수준

  • 경제/과학
  • 지역경제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11.55% 고공행진… 11년만에 최고 수준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고금리, 내수부진' 이중고 따른 소비심리 위축 영향
소득하위 30% 저소득 차주 9개월만에 1만5000명↑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2026년 대출연체가구 4.1% 상승

  • 승인 2024-12-25 13:05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제때 빚을 못 갚는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최근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부진으로 인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자영업자들을 옥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올 3분기 말 기준 11.5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13년 3분기(12.02%)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취약 자영업자란 3곳 이상의 금융권에서 빚을 낸 다중 채무자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자영업자를 뜻한다.

1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제공
특히 자영업자 차주의 소득과 신용도가 동반하락하며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증가했다. 실제 가계소득 하위 30%를 의미하는 저소득 자영업 차주는 지난해 4분기 말 47만9000명에서 올 3분기 말 49만4000명으로 9개월 만에 1만5000명 늘었고, 신용점수(NICE신용정보 기준)가 664점 이하에 해당하는 저신용 자영업 차주도 같은 기간 19만9000명에서 23만2000명으로 3만3000명 증가했다.

한은은 이 같은 증가세가 금융기관의 신규 사업자 대출 확대가 아닌, 기존 자영업자들의 소득과 신용도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가운데 내수가 부진했던 영향"이라며 "일시적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겪는 사업장에 대한 금융 지원과 자영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금리 완화 기조로 전환한 점은 (자영업 대출 관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현상은 취약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전체 자영업자와 기업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70%로 2015년 1분기(2.05%)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업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1.65%에서 올 3분기 2.43%까지 올랐다.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올 상반기 -0.2배인 것으로 나타나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올 3분기 자영업자 대출 1064조 4000억원의 약 40%인 저축은행·상호금융 대출이 부실화 징후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 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올 3분기 말 기준 3.51%로 전년동기 대비 1.13%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한은이 거시경제 충격 상황을 가정해 진행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경제 성장률이 1.1%로 하락하고, 실업률은 3.0%로 오르며, 주택 가격은 1.7% 뒷걸음질을 칠 경우 대출 가구에서 연체 가구 비중은 2026년 4.1%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체 가구 비율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치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