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한묵 대전건축사회 회장 |
대전의 경우를 보더라도 건축경기의 전례 없는 불황 여파도 크지만 건축물이 어느 정도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기존건축물의 노후화와 특히 구도심의 대부분이 아파트 단지로 변해가는 시류로 인해 신축되는 건물의 동수는 줄어든 반면 해체되는 건물의 동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느낀 정부는 건축물관리에 관한 내용을 법으로 제정해 2020년 5월부터 실행하고 있다. 건축물관리법 제1조(목적)에는 '건축물의 안전을 확보하고 편리·쾌적·미관·기능 등 사용가치를 유지·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사항과 안전하게 해체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건축물의 생애 동안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복리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기존에는 건축법에서 건축물철거 시 철거신고만 하고 진행하였던 것을 건축물관리법이 만들어지면서 건축물 해체 시 허가 또는 신고를 하고, 해체계획서 제출 후 전문가가 검토 시행 및 감리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짓는 것만큼 잘 해체하는 것도 중요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건축물관리법이 시행된 후 1년이 조금 넘는 시점인 2021년 6월에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에서 재개발을 위해 철거하던 건물이 붕괴되면서 시내버스를 덮친 사고가 발생하여 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말았다. 제대로 된 감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해체공사업체의 불법 재하도급으로 인한 저비용공사와 전문적인 해체능력의 부재로 인한 인재였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건축물관리법은 더욱 엄격해졌다. 사고 1년 뒤인 2022년 6월부터 허가 대상 해체공사에는 건축사 등 자격과 교육을 이수한 전문 인력이 현장에 공사기간 동안 상주하도록 법이 개정된 것이다. 해체감리자의 주된 업무는 해체작업순서, 공법 등을 정한 해체계획서에 맞게 공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2021년 광주에서 있었던 사고도 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였다. 해체계획서에서는 콘크리트 부재를 압쇄 해 파쇄하는 무진동 압쇄공법으로 건축물 측벽에서부터 철거작업을 진행해 잔재물 위로 이동 후 5층에서부터 외부벽, 방벽, 슬라브 순으로 해체작업을 진행한 뒤 3층까지 해체 완료 후 지상으로 장비를 이동해서 1~2층 해체작업을 진행하도록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고 감리자는 철거 당시 현장에 없었다.
현재 대전 시내 해체공사 현장에서 등록되어 일하는 전문인력은 건축사 292명 포함 약 300명 정도이며 추운 날씨에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하루 종일 현장에 상주해 감리하고 있다. 까다로운 심의 절차를 거친 해체계획서대로 현장을 이끄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해체공사를 진행하는 업체의 기술력도 중요하다. 계획서가 현장과 맞지 않을 경우 반드시 변경절차를 거친 후 진행하여야 한다.
해체감리자의 능력 향상을 위해 꾸준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처음 해체 감리현장을 접하는 감리자를 위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고, 현장적용에 적합한 해체계획서 작성을 위해서는 공사업체와의 전문적 소통도 이루어져야 하며, 감리자가 현장에 원칙대로 상주하여 감리하는지에 대한 점검도 수시로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해체감리자가 소속되어 있는 건축사협회의 역할도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그에 부합하기 위한 다양한 실행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건축물을 잘 해체하는 것은 그를 탄생시킨 건축사들의 소임이기 때문이다. /조한묵 대전건축사회 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