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는 23일 10~11월 충청지역 업체와 유관 기관 등 13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4분기 충청권 경제 모니터링' 보고서를 공개했다. 경기 동향을 생산 부문별로 나눠보면, 제조업 생산은 3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의약품이 소폭 증가한 반면, 디스플레이와 자동차·부품, 철강, 석유화학 등이 주춤했다. 전기장비는 3·4분기 동일했다. 반도체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증가했으나, 범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또 의약품은 고령화 등으로 국내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신제품을 중심으로 해외수요가 가세하며 소폭 올랐다. 디스플레이는 OLED가 탑재된 신형 제품 판매 부진 등의 영향으로 감소를 이어갔고, 자동차·부품은 지역 내 부품업체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등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했다.
4분기 충청권 서비스업 생산도 3분기 수준이었다.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 운수업은 증가했으나, 도소매업은 감소했다. 부동산업은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숙박·음식점업은 시민참여형 전시회 개최와 국제 컨벤션 행사 등 오프라인 행사 증가로 올랐으며, 운수업은 철도와 항공을 포함한 여객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도·소매업은 가계 소득 개선과 3분기와 비슷한 방문객 수가 늘었음에도 소비심리 위축 등을 소폭 줄었다. 부동산업은 중대형 상가를 중심으로 임대시장이 위축됐으나, 대전 도시철도 트램 착공 발표와 금융여건 완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반등 기대감 등으로 주택 거래량이 증가했다.
설비 투자는 증가했다. 반도체는 패키징 공정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설비 구축, 반도체 소재 관련 신규투자 등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를 이뤘다. 이어 석유 화학은 친환경 소재 생산 공장 건립 등이 추진됨에 따라 증가했고, 전비장비는 전기차판매 부진에도 ESS용 전지 수요 증가 등으로 이차전지 생산설비 등 신·증설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며 소폭 올랐다.
4분기 건설투자는 민간부문에서 건설공사비 상승세와 어려운 자금조달 여건에도 비주거용 착공면적이 늘어나며 증가했다. 공공부문에선 지자체의 SOC 예산 집행액 확대로 증가했다. 수출도 반도체가 소폭 증가했으나 디스플레이와 석유화학, 전기장비 등은 감소했다. 자동차와 부품, 철강 등은 전분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소비자물가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10~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2% 상승하며 3분기(1.9%)보다 상승세가 더뎠다. 물가는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축소된 반면, 서비스 물가는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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