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중도일보 선정 10대 뉴스] 비상계엄·탄핵부터 충청광역연합 출범 등 다사다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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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중도일보 선정 10대 뉴스] 비상계엄·탄핵부터 충청광역연합 출범 등 다사다난

  • 승인 2024-12-23 13:52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10대뉴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의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 충청을 관통한 키워드는 '격동'이다. 경제 위기로 시작한 한해는 화합으로 헤쳐나가려했지만, '갈등 관리' 실패로 혼란을 겪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으로 충청은 물론 전국의 거리가 다시 촛불이 타올랐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확충은 의정 갈등으로 의료체계 붕괴 위기로 번지면서 지역의료의 어려움이 가중됐으며, 정부가 전국 14곳에 기후위기댐 건설을 발표하며 지천댐이 건설되는 청양과 부여의 주민 갈등이 벌어졌다. 올해는 집중호우와 가뭄 등 심각한 기후위기로 몸살을 앓았는데 대전 유등교도 기록적인 폭우로 무너지며, 시민 불안과 불편을 초래했다.

혼란 속에서도 '희망'의 불꽃은 이어졌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에서는 펜싱 오상욱, 양궁 김우진 등 충청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충청의 자긍심을 높였다. 충남도와 대전시는 지방 소멸 문제 해결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행정통합이라는 첫 걸음을 뗐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은 28년 만에 착공하며 대전 대중교통 혁신의 전환점을 만들었고, 서해복선전철·장항선복선전철·서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충남의 막힌 혈맥을 뚫었다. 또한 대전 대표 빵집 '성심당'은 지역을 넘어 전국구 스타로 자리잡으며 대전을 빵의 성지로 만들었다. 중도일보가 올해 충청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편집자 주>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대전 서구 은하수네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1.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와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까지, 2024년 12월은 지역민들의 기억과 역사에 기록될 시간이다. 비상계엄과 비상계엄 해제, 국회의 대통령 탄핵 소추안 통과 등 이 모든 일이 불과 열흘 사이에 벌어졌다.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월 3일 오후 10시 23분부터 시작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였다. 1979년 10월 부마항쟁 당시 부산 지역에, 그해 10·26 사건 이튿날인 10월 27일부터 1981년 1월 24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시행된 게 마지막 비상계엄이었다.

3일 오후 11시를 기해 계엄령 포고령 1호가 발표됐다. 모든 정치활동과 집회·결사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를 제한하고,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선 계엄법에 따라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처단한다는 경고도 포함됐다.

국회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계엄군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경찰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면서 국회의원들은 담을 넘고 보좌진들이 계엄군의 국회 출입을 막아섰다. 시민들도 국회로 달려가 비상계엄을 규탄했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께 본회의를 열어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통과시켰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은 선포부터 해제까지 155분이 걸렸다.

정국은 곧장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흘러갔다. 7일 국회 본회의에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상정됐으나, 의결정족수(200명) 부족으로 처리는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192명과 국민의힘에서 3명의 의원만 표결에 참여했다. 탄핵안은 재적 의원 중 3분의 2인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야(野) 6당은 두 번째 탄핵 소추안을 발의했다. 14일 다시 이뤄진 국회 본회의 2차 표결에서 재적의원 300명 중 204명의 찬성으로 탄핵안이 통과됐다. 반대는 85표, 기권과 무효는 각각 3표와 8표였다. 현직 대통령의 국회 탄핵안 가결은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였다.

탄핵안 가결로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고, 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 절차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는 180일 이내 윤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탄핵안 가결부터 헌법재판소 선고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6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2일이 소요됐다. 파면이 결정되면 60일 이내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고, 부결될 시 탄핵안은 폐기된다.

뉴스2
이장우 대전시장(사진 왼쪽)과 김태흠 충남지사. 중도일보DB
2. 충남-대전 행정통합 첫 걸음… 기대감 속 과제 가득

충남도와 대전시가 '합가'를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양 시도는 행정통합을 통해 지방 소멸 문제를 해소하고, 대한민국 2위 경제거점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충남은 가로림만과 격렬비열도 등 충남의 해양자원과 백제유적 등을 보다 개발해 양 시도가 '윈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도와 시는 2024년 11월 21일 대전 옛 충남도청사에서 통합 지방자치단체 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발표했다.

합가를 통해 인구소멸 극복, 경제 발전 등을 이끌겠다는 도와 시의 의지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먼저 지방자치단체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다. 하지만 최근 국정 혼란이 지속되고 있어 실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또 주민투표 방식과 의회승인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는 등 다양한 의견 취합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어 진정한 통합을 위한 도와 시의 다각도의 노력이 요구된다.

뉴스3
충남대 의과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4월 5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방문에 맞춰 의대증원 원점재검토 등을 주장하고 있다.
3. 병원·학교 떠난 전공의·의대생, 혼돈의 의료

2월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00명 늘려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정부의 일방적 방침이 발표되고 의사와 의대생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의정갈등이 시작됐다.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3058명으로 의사단체들은 의사 수가 충분하며 분배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 반대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출근을 거부했다. 많은 의과대학 학생들도 수업을 중단하고 휴학을 선언했다.

한때 대전지역 전공의 428명 중에 377명(88%)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여전히 복귀하지 않았다. 대전에서 5개 수련병원이 내년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 인원중 지원자는 5.9%에 그쳤다. 의정갈등은 현재 진행형으로 구멍난 진료역량과 환자 불편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숙제가 남았다.

뉴스4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감도.
4. 정부 승인 받은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무산'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태안 국제원예치유박람회 및 울산 태화강 국제정원박람회와 함께 정부 행사로 승인되면서, 정원 문화의 새 장을 열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세종시와 태안군은 2026년 상반기 개최로 시너지 효과를 예고했고, 울산시는 2028년을 기약하며 순천만에 이어 2번째 국가정원 보유 도시로서 위상 확대를 예고했다.

하지만 세종시만 유일하게 의회(여소야대) 문턱을 넘지 못하며, 사실상 개최가 어려워졌다. 재정난 아래 시기부터 방식 전반에 걸쳐 제동이 걸렸고, 이는 중앙정부(산림청)의 매칭 국비 확보 실패로 이어졌다. 최민호 시장은 단식에 이어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조정하는 승부수까지 던졌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뉴스5
대전시는 12월 11일 1996년 정부의 기본계획 승인 이후 28년 만에 유등교 상류 둔치에서 대전 트램 건설공사 착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제공은 대전시
5.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28년만에 착공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사업이 12월 11일 착공에 들어가면서 28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앞으로 약 3년 6개월 간의 공사와 6개월 시운전 과정을 거쳐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된다. 친환경 수소트램으로 운영되는 도시철도 2호선은 총연장 38.8km로 대전 5개 자치구를 순환하는 순환선과 정거장 45개소 및 차량기지 1개소로 건설되며 총사업비 1조 5069억 원이 투입된다.

지역 대표 숙원 사업 중 하나인 도시철도 2호선은 1996년 정부의 기본계획 승인 이후 노선 선정과 기종 변경 등을 거치면서 28년이나 걸렸다. 2028년이 되면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함께 교통 혁신은 물론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6
서부내륙고속도로.
6. 충남 발전 기폭제 '내륙교통망' 대거 확충

서해복선전철·장항선복선전철·서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충남 변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해안권 대동맥 역할과 함께 충남 내륙 발전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관광 등 분야에서 충남 발전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서해복선전철은 홍성역에서 서화성역을 잇는 연장 90㎞의 철도 신설노선으로 하루 왕복 8회 운영을 시작했다. 2026년 3월 일부 미개통 구간까지 KTX 경부선 연결을 통해 충남혁신도시 성장을 기대케 한다. 장항선복선전철은 천안에서 홍성을 잇는 신창-홍성 구간 연장 36.35㎞의 노선을 복선전철화하면서 무궁화호, 새마을호 열차에 더해 ITX-마음 열차까지 2회 증편까지 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충남 부여와 경기도 평택 구간 개통 고속도로로 12월 9일부터 도로와 철도 교통망의 획기적인 교통망이 확충되면서 서해안권 성장과 충남 내륙 발전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뉴스7
11월 2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사진=최화진 기자
7. 청양 지천댐 둘러싼 주민 찬반갈등 심화

청양 지천댐을 둘러 싼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환경부는 지난 7월 30일 증가하는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 14곳에 기후대응댐을 건설하겠다며 후보지 안을 발표했다. 충청권에서는 청양과 부여군 일원의 지방하천인 지천이 선정됐다. 지천댐이 생길 경우 홍수 저감 효과와 지역민 38만 명이 쓸 수 있는 생공용수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천댐 건설을 두고 주민 간 찬반 갈등이 벌어졌다. 찬성 측 주민들은 홍수 피해 방지와 댐 주변 관광시설 조성사업으로 인한 지역 경제 발전을 기대 중이다. 반대 측 주민은 댐 건설로 안개 발생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 생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형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천안.아산, 홍성 등 타 지역의 산업용수 확보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거센 반대에 환경부가 개최한 지천댐 관련 주민 공청회가 수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천댐 건설 계획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반대 주민들은 댐 건설 백지화가 아닌 점에서 반발하고 있으나, 댐 건설을 찬성했던 충남도는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가겠다 입장이다.

뉴스8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헝가리를 이기고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박상원, 구본길, 오상욱, 도경동. 사진=연합뉴스
8. 파리올림픽 충청권 선수들 금빛 낭보

2024년 대한민국의 무더운 한여름 열기를 시원하게 적셨던 파리올림픽에서 충청권 국가대표 선수단의 활약이 크게 빛났다. 특히 대전 펜싱은 오상욱과 박상원이란 새로운 세계 스포츠 스타를 탄생시키면서 전 세계 중심에 우뚝 섰다. 오상욱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가대표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고, 신예 박상원은 오상욱과 함께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었다.

대한민국 양궁의 역사를 새로 쓴 충북의 아들 김우진 선수(청주시청)도 남자 양궁 선수 최초 3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고, 충남도와 연고 협약을 맺은 미래에셋증권 소속 여자 탁구 전지희도 올림픽 마지막 일정의 끝에서 여자 단체전 동메달 소식을 전했다.

뉴스9
중도일보DB
9. 성심당, 대전 넘어 전국적 명소로

대전 대표 빵집 '성심당' 인기가 지역을 넘어 전국적 대표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대전의 고유 명사로 통한다. 대전의 필수 방문 코스로 정평이 날 만큼 전국적 관심을 받았다. 망고가 가득 올려진 케이크 망고시루는 수 시간을 대기해야 구매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 같은 인기는 매출로도 이어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243억원을 기록하며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지역 단일 빵집 브랜드로 첫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315억원으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199억원)과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214억원) 등과 같은 대기업 영업이익을 훌쩍 넘어섰다.

지역 향토 기업인 성심당은 1956년부터 68년간 대전에서만 빵을 판매했다. 타 지역에 지점을 내지 않고 대전에만 빵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건네고 있다. 현재 은행동 본점과 대전역, 롯데백화점 대전점, 대전컨벤션센터 등 6곳에서 운영 중이다. 성심당은 지역 단골 손님과 방문객이 찾는 지역 명소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뉴스10
대전 중구 태평동 버드내아파트에서 도마네거리 방향의 유등교의 교량 일부가 가라앉는 침하현상이 발생해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10. 기록적 폭우로 유등교 침하… 통행금지로 시민 피해 속출

2024년 7월 10일 기록적인 폭우로 유등교가 침하됐다. 유등교 교량 일부가 뒤틀려 긴급 안전진단 E등급을 맞으며 통행이 전부 금지됐다. 준공 54년 만의 일이다. 평소 하루 통행량이 수천 대에 달하는 유등교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인근 도로와 버스는 우회로를 찾았고, 교통체증이 심각하게 빚어졌다.

이에 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 트램사업 추진과 함께 유등교를 재가설하고 가설교량을 설치하겠다고 곧장 발표했지만, 연내 완공 예정이던 가설교량은 2025년 2월 완공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유등교 철거로 인한 피해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시가 하천정비에 행정력을 집중하며 갑천 야외물놀이장 조성 사업이 잠정 중단됐고, 인근 도마큰시장 상인들이 시름을 앓는 등 대전의 피해가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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