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 위한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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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여성 독립운동가 재조명 위한 기반 마련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여성 독립운동가 8인의 삶과 업적 재조명
-역사관, 투어길 등 역사 공간 조성

  • 승인 2024-12-23 12:53
  • 신문게재 2024-12-24 12면
  • 정철희 기자정철희 기자
애국충절의 고향인 천안이 유관순 열사와 같은 시기에 독립을 위해 지역에서 활동했지만,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 8인의 삶과 업적을 재조명할 전망이다.

23일 천안시에 따르면 1919년 3월 20일 입장면 양대리에서 광명학교 교사, 여학생, 광부 등이 주축이 된 '입장 기미독립만세운동'과 같은 해 4월 1일 병천면 아우내 장터에서 발생한 '아우내 독립 만세운동' 등의 정신을 기억하기 위한 인프라 조성에 나섰다.

기미독립만세운동은 광명학교 여학생인 민옥금, 한이순, 황금숙 등에 주도하에 입장면 장날을 이용한 독립 만세 시위로, 병천 아우내 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됐다는 설화도 전해지고 있다.

민옥금 열사는 입장면 장터에서 300여명의 군중과 독립 만세 시위 중 붙잡혀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 형을 받았고 해방 후 1948년 초대 임영신 상공부장관의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며, 한이순 열사 또한 학생 80명을 인솔해 조선 독립 만세운동을 펼쳐 1년을 동안 옥고를 치렀다.



황금순 열사는 1919년 입장면 만세운동, 1929년 광주학생운동 동맹휴교 등의 배후로 지목돼 2차례 옥살이했고, 1948년 당시 치안국 '여자 경찰과' 과장으로 임명되며 한국 첫 여성 경무관으로 기록돼 있다.

박유복·최정철·이소제 열사는 아우내 독립 만세운동에 참가해 나라의 독립을 외쳤지만, 일본 헌병에 의해 현장에서 순국했다는 기록만 남아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유관순 열사의 사촌인 유예도 열사는 귀향해 아우내 독립 만세운동을 일으키기로 계획해 실행에 옮겼으며, 광복 후 농촌 계몽 지도원, 반탁 운동 지도 위원, 애국 부인회 지방 책임자 등으로 활동했다.

이처럼 시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기리고, 당시 일반 백성들이 시위를 펼칠 수 있었던 3·1운동의 정신을 기억하고자 역사 문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사적관리소 유휴공간에 3·1운동의 여성사적 의의, 대한독립여자선언서 등을 전시하는 역사관을 조성하고, 천안 8인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한 테마 투어 길을 설치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과거 독립을 위해 희생한 조상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주체성을 지닌 채 함께 싸워왔다"며 "이러한 독립운동가 발굴은 현재 후손들이 독립운동 정신에 대한 의식 고취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천안=정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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