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 시의회 제94회 정례회 본회의 전경. 사진=시의회 제공. |
제94회 시의회 정례회는 12월 16일 본회의를 끝으로 폐막하는 듯 했으나 '예산 증·감액'을 둘러싼 양측 간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12월 2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다시 공이 넘어왔다. 총예산 1조 9818억 원 안에서 쟁점 예산 항목을 놓고 계수 조정을 벌인 끝에 이날 오후 3시경 예결위 문턱을 넘었다.
일반회계 세출 예산안의 84개 증·감 항목을 살펴보면, 감액은 모두 57개, 증액은 모두 27개 사업에 걸쳐 이뤄졌다.
지난 9월부터 3개월 가까이 논쟁을 벌여온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65억여 원은 예정대로 전액 삭감됐고, 이와 연관된 미래마을지구 빈집 철거 보수 후 공공활용 추진(1800만 원), 농촌테마공원 운영 및 활성화(3900만 원), 아름다운 정원 경연대회(3000만 원)도 시급성 없음 판단에 따라 목록에 포함되지 못했다. 시책 추진 업무추진비도 재정 상황을 고려, 지휘부와 동일하게 전년 대비 30% 감액됐다.
공동캠퍼스 운영 법인 지원금 4억여 원도 미약한 부담 근거를 들어 대폭 줄여 편성됐고, 나성동 풀꽃마당(백화점 부지) 유지 관리비 4404만 원과 새롬정원(공공체육시설 부지) 유지 관리비 2900만 원은 LH 또는 행정동 소관 사업으로 분류, 전액 감액했다.
이어 지역 문화예술교육 기반 구축비 1억 3032만 원, 스포츠 국제 교류 4500만 원(신규), 나성동 도시상징 광장 시설물 보강비 3000만 원 전액, 이응다리 쿨링포그 설치 사업비 1억 원 전액, 전월산 캠핑장과 합강 캠핑장에 대한 경상적 위탁사업비 총액 3억 4400여만 원, 호수공원 녹지 계획 결정 용역비 1억 원도 미반영됐다. 반려견 관련 순찰대 운영비 1500만 원과 위탁 바우처 지원비 3060만 원도 비반려인 등과 형평성 문제로 통과되지 못했다.
9월 본격 시행 후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는 대중교통 이응패스 지원비 44억 원은 정상 반영됐다.
증액은 세종충대병원과 엔케이병원 내 응급의료센터 운영비 각각 5000만 원 추가 반영, 결식아동 도시락 확대 지원비(520만 원)와 세종문화원의 금석문 발간사업비(3000만 원), 나만의 결혼식 운영비(550만 원),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운영비(4450만 원), 여성안심귀갓길 조성(1000만 원),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비(2800여 만 원), 스마트 경로당 구축(6억 원), 로컬푸드(주)의 취약계층 수거 서비스(2500만 원) 등의 항목에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특별회계 세출 예산안의 94개 항목 중 67개는 감액(총 36억여 원), 27개는 증액(총 34억여 원)으로 조정됐다.
이로써 시 집행부의 예산 편성권과 시의회의 감액권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됐다. 일각에선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상황을 우려하기도 했다. 준예산은 의회 의결 절차에 의해 예산안이 확정되지 못할 경우, 집행부가 최소한의 행정 운영과 필수 지출을 위해 잠정 편성·집행하는 예산안을 뜻한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12월 26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최종 통과가 이뤄지더라도, 2025년 추경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충돌 가능성은 남겨져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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