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재건 제안을 위한 긴급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삼철) |
김동연 지사는 "8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출범한 새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로 경제를 책임졌다. 2%대 저성장의 고착화, 불평등 심화, 대북관계 악화로 경제 상황은 매우 어려웠다. 새 정부는 출범 즉시 11조 원 추경을 편성하며 신속하게 재정을 투입했고, 대외 관계 안정을 위한 모든 노력도 기울였다"며 "그 결과 경제의 흐름이 바뀌었다. 2%대에 멈춰있던 경제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렸고, 1인당 국민소득도 사상 최초로 3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때에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경제 위기 극복의 최일선에 있었다. 당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우리 금융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고, 건설, 조선, 해운 등 실물 경제에까지 충격이 가해지는 상황이었다. 당시 이미 국회에 제출했던 새해 예산안을 수정해 10조 원을 확대하는 수정예산안을 신속하게 냈고, 다음 해에도 28조 5000억 원의 추경을 편성했다"며 "그 결과 마이너스로 예상됐던 2009년 경제성장률을 0.8%로 방어하고 2010년에는 6.8%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지난 2년 반, 윤석열 정부는 모든 면에서 역주행했다.
김동연 지사는 "특단의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 추락하는 우리 경제 그래프를 다시 'V자 그래프'로 만들어내야 한다. 재정, 금융, 통화, 산업, 기후위기 대응 등 모든 면에서 완전한 대반전을 이루어야 한다"며 "새로운 길로 가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역주행을 정주행으로 바꿔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경제 정책의 대반전이다. 우선 재정·금융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재정정책,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
김동연 지사는 세가지 원칙으로 'R.E.D'(지체없이 '신속'(Rapid)하게, 필요 이상으로 '충분'(Enough)하게, 시장의 기대를 깨는 정도로 '과감'(Decisive)하게)를 제시했다.
김 지사는 "첫째 미래먹거리에 최소 10조 원 이상 투자해야 하며, 둘째 민생 경제에 최소 10조 원 이상 투자해야 한다. 재정은 투자"라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재정 투입 확대 -경제 활력 회복-세수 확대-재정기능 정상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재정과 더불어 선제적인 금융 정책도 필요하다.
김동연 지사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5%p '빅컷'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의 금리 변동 가능성이 있고, 환율과 가계 부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것저것 재고 따질 때가 아니다. 선제적인 빅컷으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 동시에 '금융중개지원대출' 10조 원을 증액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국은행이 중소기업의 자금난 완화를 위해 시중은행에 저리로 융자해 주는 정책 금융이다. 계엄과 탄핵으로 더욱 피폐해진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와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10조 원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 탄핵은 시간이 걸린다. 우리 경제와 민생은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하루빨리 경제정책, 특히 재정정책을 탄핵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경제 운용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다. 함께 길을 헤치고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경기=김삼철 기자 news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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