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삼촌으로 믿고 따르던 선배의 딸을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 박씨가 재판이 끝난 후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
18일 오후 5시 20분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제1호 법정(재판장 이현우)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사 측은 “이번 사건은 강간치상이지만, 그 본질은 준 친족의 근친상간이기도 하다”며 “가장 반인륜적이고 가장 피해가 크며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피고인 박씨에 대해 징역 25년 구형 배경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신상정보 고지와 아동 관련 취업 10년간 금지를 추가로 요청했다. 이러한 검찰의 구형 소식에 방청객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박수를 쳤지만, 재판장이 방청객들에게 법정의 엄중함을 경고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날 재판에서 박씨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반성은커녕 적반하장격으로 시종일관 강제성은 없었다며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고만 해 피해자 가족과 방청객의 원성을 샀다.
박씨는 “25년간 보험 일을 해왔는데, 그간 누적된 고객들을 모두 잃을까 우려된다. 또 자녀도 있는데, 곧 대학에 들어간다”며 구속 연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해 이를 듣던 방청석의 피해자 부모를 오열하게 했다.
이어진 성적 접촉 관련 심문에서도 박씨는 “피해자가 말은 안 했지만, 표정이나 행동으로 봐서는 동의한 것 같았다”며 “많은 접촉이 있었지만, 강한 저항이 없었고 싫은 내색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좋아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운전 연습 중 성폭행 의심에 대해 “운전 연습 격려와 가슴이 무슨 상관인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땀을 닦아주던 중 00을 만져도 되냐고 물었고, 피해자가 말은 안 했지만, 표정이나 행동이 동의한 것 같았다”고 강제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검사 측이 운전 연습 중 일어난 성적 접촉에 대해 피해자가 “안돼!”라고 거부하는 증거 영상을 보여주자, 박씨는 “검사님이 피해자에 대해 저만큼 잘 아십니까?”라고 반문해 재판장 내 분위기가 분노로 가득 찼다.
박씨의 비상식적인 대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씨는 피해자가 믿었던 삼촌에게 피해를 보고 충격을 받아 선체로 대소변을 본 것에 대해 “그 소식은 나중에 알았지만, 그것은 악몽 때문인 것 같다”며 “좋은 부모를 만났다면, 더 오래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재판장 내를 술렁이게 했다.
재판장에게 발언권을 얻은 피해자 아버지는 “박씨에게 받아야 할 돈이 있었을 때 그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박씨가 손에 들고 있던 양동이로 제 이마를 여러 번 찍으며 폭행했다”며 증거사진을 보이기도 했다. 또 “모 은행 앞에서 마주쳤을 때 제 딸이 피해를 본 상황에 대해 따지자, 박씨가 ‘지랄하네’라고 욕설하며 저를 조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심이 있다면, 적어도 사람이라면, 내 딸에게 용서를 빌어라”며 “법이라는 것이 없었다면 넌 반드시 내가 죽였을 것”이라고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한 시민 A씨는 “피고인을 통해 ‘인면수심’이 의인화된다면 저런 모습 아닐까 생각했다. 망자가 된 피해자와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 부모에게 피고인과 피고 지인들의 2차 가해가 행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꼭 악한 죄질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친족에 가까운 관계에서 일어난 범죄이기에 사건이 논란이 되었지만, 관계를 떠나 사람이 사람에게 행한 악랄한 행동에 방청하는 동안 분노를 금치 못했다. 망자가 된 피해자가 사망 직후 눈을 감지 못 했다는 피해자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이미 세상을 등진 피해자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저승에서 눈을 감지 못하고 원통에 할 것을 생각하니 다시 한번 피고인이 행한 죄에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고인 박씨에 대한 1심 선고 재판은 2025년 1월 22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가족보다 친한 삼촌처럼 따르던 피고인 박씨가 “운전 연습을 시켜주겠다”고 피해자를 속여 차 안에서 강간하자, 20대 피해자가 정신적 피해로 인해 4살 수준의 지적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그것이 알고 싶다 1414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공론화되며 전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어 재판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논산=장병일 기자 jang39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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