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천문관측 사료 '성변측후단자.' 천문연 제공 |
18일 천문연 등에 따르면 성변측후단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국내 등재추진위원회가 국내외에 사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위원회는 이형목 전 천문연 원장을 위원장으로 천문연 연구진과 국내 천문학계로 이뤄졌다.
추진위는 2022년 준비 모임을 시작으로 같은 해 한국천문학회 봄 학술대회 특별세션을 통해 활동을 공식화했다. 2022년 7월 본격적인 추진위 첫 대면모임 이후 2022년 8월 국제천문연맹총회 등 각종 학회서 성변측후단자를 소개하고 있다. 2023년 3월엔 천문연·천문학계·연세대 공동으로 비전선포식을 하기도 했다.
성변측후단자(星變測候單子)는 조선시대 관상감이 하늘의 이변을 조정에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천문 관측 국가 공공기록물로, 혜성과 같이 천체의 위치나 밝기가 변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성변(星變)을 매일 관측해 기록한 문서다.
현재 남아 있는 성변등록은 일제에 의해 관상감이 폐지된 후 인천관측소로 이관됐던 자료 중 일부다. 당시 관측소장을 지낸 와다유지가 1917년 작성한 '조선고대관측기록조사보고'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이 보고서엔 8권의 성변등록이 수록돼 있으며 1936년 칼 루퍼스(Carl Rufus)가 발표한 'Korean Astronomy'(한국 천문학)라는 책자에도 8권의 성변등록이 인천관측소에 보관돼 있다고 언급했다.
8권 중 3권은 성명 미상의 개인이 해외서 소장하고 있으며 나머지 2권은 소재 불명, 남은 3권만 연세대 도서관에 보관 중이다. 이중 1권은 1759년 봄 애드먼드 핼리가 뉴튼 역학을 바탕으로 76년 후 다시 올라올 것을 예측한 핼리 혜성을 직접 관측한 동아시아 기록이라는 과학사적 가치도 겸비하고 있어 당대 과학과 기록의 밀접한 관계를 알려준다. 이 같은 기록들은 한반도의 2000년 이상의 천문 기록사에 남아 있는 유일한 현장 관측 기록이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선 우선 국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달 19일까지 심사를 위한 서류를 제출하며 2025년 2월 심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을 하며 이 단계를 넘어서야 유네스코에 본격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성변측후단자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추진위원회 위원인 양홍진 천문연 고천문연구센터장은 "세계 천문학사에 소중한 이 기록물을 인류의 소중한 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잃어버린 기록물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중앙과학관과 국가기록원이 공동으로 기획한 천문우주 기획전 '우주로 가는 길을 찾다' 전에 성변측후단자가 전시 중이다. 해당 전시는 2025년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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