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속 그동안 개별적으로 의견을 내놓던 시도지사들이 한목소리를 낸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특히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국민의 경제 불안감은 '공포' 수준이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야기된 몇 개월의 소비 위축은 반도체 호황으로 빠르게 극복했으나 지금은 대내외 악재만 있을 뿐 경제를 견인할 호재가 없다.
정부는 마침 이날 국무회의에서 내년 세출예산 574조8000억원 중 431조1000억원을 상반기에 배정키로 했다. 정부 예산의 75%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해 내수 부진 등 비상계엄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결정이다. 한파가 몰아치는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선 추경예산 편성이 시급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초유의 삭감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추경 편성의 시급성을 언급한 만큼 여야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비상시국에 역대 정부가 공을 들여온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정책과 경제 살리기는 여야가 따로 일 수 없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빠른 경제 회복력을 갖기 위해선 정치권 협조가 절실하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을 원한다면 민생안정에 몰두해야 한다. 시도지사협의회는 민생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일선에서 민생을 책임진 지방정부 차원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각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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