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바이오, 양자 기술에 이어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산업 분야로 '먹거리'가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심화되며 극단적인 날씨가 일상이 된 가운데, 지속 가능한 농업과 식량생산 기술은 이제 미래를 넘어 현재의 정치, 경제,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서울대학교는 12월 17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미래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한 제1회 식물-전자공학 융합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ETRI와 서울대학교가 공동으로 수행중인 ‘ETRI 신개념선행연구사업’인 '초환경적 식물 재배 및 전주기적 관리를 위한 플랜트로닉스 기반 식물건강 직접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 과제를 수행하며 식물/농업과 바이오/전자 공학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얻은 '식물 인바디주1', '플랜트 햅틱스주2', '해상재배용 전자뿌리주3'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적 성과들을 최초로 공유했다.
또 정부, 연구소, 대학, 기업 관계자 150여 명은 식물/농업 전문가들에게 전자/바이오 공학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전자/바이오 공학 전문가들에게는 식물/농업 분야라는 신선한 응용 사례를 제안하며 상호 교류와 협력의 장을 제공했다.
이번 심포지엄 주최자인 ETRI 김재준 선임연구원은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농업 기술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며, "이번 심포지엄은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융합 연구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제 발표와 전문가 토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
중도일보 오피니언면에 ‘프리즘’ 칼럼을 쓰고 있는 김성현 ETRI 책임연구원은 “이번 행사가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박사는 이어 “식물 인바디는 식물 내부의 건강과 영양상태를 '인바디'라는 상호명으로 잘 알려진 바이오임피던스 분석을 통해 해석하는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 플랜트 햅틱스는 식물에 없던 촉각을 식물일체화 센서를 통해 대신 느끼게 하여 인간-식물 상호작용을 구현하는 신기술이고, 해상재배용 전자뿌리는 해상에서 식물을 키우기 위해 전기적으로 소금기와 유해물질들을 걸러내고 물을 공급하는 신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플랙트로닉스는 플랜트(식물)와 일렉트로닉스(전자공학)의 합성 신조어로, 식물을 전자공학적으로 해석하고 제어하는 연구적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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