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를 통해 인생 2막의 행복을 찾은 김용곤 씨를 해설사로서 봉사 중인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만났다. (사진=임병안 기자) |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관에서 만난 김용곤(75) 씨는 기자가 방문한 날 마침 찾아온 학생들에게 11만 년 전 지구에 살았던 매머드의 화석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빨 6개에 몸통에 난 털 길이는 90㎝이었을 정도로 사람으로 치면 롱코트를 입은 거대한 매머드가 왜 멸종되었을까요?" 학생들은 해설 자원봉사자 김 씨의 설명에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끄덕이며 재밌다는 표정을 지었다. 빙하기가 끝나갈 때 기온은 20년간 5도씩 빠르게 올랐고, 선사시대를 산 인류의 매머드 사냥이 광범위하게 이뤄져 멸종되었을 가능성을 설명했다.
김 씨는 "학생들이 이곳을 관람하고 해설을 들어 과학자 또는 연구자가 되고자 하는 꿈을 꾸거나 지구환경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라며 "새롭게 배우는 것을 즐거워하고 이를 여러 명에게 나눌 수 있어 국립중앙과학관에서만 16년째 봉사활동으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국가유산청 천연기념물센터에서도 방문자를 위한 해설봉사를 맡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17년째 천연기념물 해설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자원봉사를 통해 인생 2막의 행복을 찾은 김용곤 씨를 해설사로서 봉사 중인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만났다. (사진=임병안 기자) |
김씨가 자원봉사에 진심으로 나선 계기는 2008년 원유운반선 허베이스피리트호 사고 때 충남 서해안이 기름띠로 오염된 것을 전국의 봉사자들이 찾아와 기름을 닦아내 기적을 목격한 경험에서 시작됐다. 당시 그가 태안에서 사흘간 기름을 닦아낼 때 추운 겨울임에도 학생까지 나서 기름을 닦아내는 모습에 크게 감동했고, 대한민국의 저력을 확인하는 동시에 자원봉사에 눈을 뜨게 됐다.
김 씨는 "겨울에 얼음처럼 차가운 손을 녹여가며 기름띠를 닦아낸 봉사자들을 보면서 재능을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그때부터 인생2막을 자원봉사로 채워왔다"라며 "봉사를 위래 공부하고 걷고 사람을 만나 눈을 마주치고 대화할 수 있어 행복하다"라며 웃음지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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