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판화전》 리플릿, 1978 (이미지: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
1970년대 판화는 현대미술의 매체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작업을 하기 시작했고, 전시도 증가했다. 1970년 24개국 116명이 참가하는 국내 최초의 비엔날레인 〈서울국제판화비엔날레〉―처음 시작은 <동아국제판화비엔날레>로, 제3회부터 이 명칭을 사용―가 창설되며 판화는 한국현대미술의 국제화를 주도하는 중심으로 부각했고, 판화를 통해 조형세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작가들이 늘어나며 판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해외에서 체계적으로 판화를 공부한 전문판화가도 등장했으며, 대학에서는 판화를 가르치며 예술의 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었다.
이러한 시기에 전위적인 예술정신으로 새로운 미술형식과 실험적인 방법을 모색하던 이들은 판화의 다양한 판법과 특유의 표현성을 매체 확장에 적극적으로 수용해 대전지역 최초로 기록되는 판화 전시를 개최했다. 대전·충남 출신 작가 7인으로 구성된 이 전시는 당시 흔치 않던 '기획'으로 개최했다는 것도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이후, 이종협과 유병호는 일본에서 판화를 전공하고 돌아와 대전지역에 판화 예술을 널리 확산시키며, 대전미술의 지평을 더욱 넓혀나갔다.
/송미경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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