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16차 윤석열 탄핵 촉구 시민대회 모습. (사진=정바름 기자) |
중도일보 취재 결과, 대전 22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 대전본부는 12월 4일을 시작으로 14일까지 평일 저녁과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진 주말 오후 둔산동 은하수 네거리 일대에서 윤 대통령 탄핵 대전시민대회를 열었다.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6시간 비상계엄 사태는 많은 시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다. 시민들은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태 후 8년 만에 촛불을 들었다. 은하수 네거리에는 매일 평일 저녁 2000명 가량의 시민들이 나와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여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이 불발된 7일에는 2200명이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를 외쳤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이 발표된 12일에는 집회 참여 인원이 2500명으로 늘어났다. 국회 윤 대통령 탄핵안 재표결이 이뤄진 14일에는 정점을 찍었다. 6000명의 시민이 동참하며,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환호했다.
대전지역 촛불 행동 단체도 대전역 광장 일대에서 지난 8일과 15일 윤 대통령 탄핵 집회를 열었다. 특히 8일에는 주최 측 추산 2000명이 모였다. 탄핵안 가결 후 15일에는 대전역부터 옛 충남도청 일대 1.7㎞를 500명의 시민들과 행진하며 민주주의를 외친다.
연이은 집회 속 계엄 사태는 물론, 윤 정권의 반인권적 태도에 대한 시민들과 시민사회 단체의 성토가 쏟아지기도 했다. 14일 제16차 집회에 참여했던 진창희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전지부장은 "이태원 참사는 공권력이 방치해 일어났다"며 "정부의 방치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최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졌지만, 정부는 자신의 책임과 역할을 부정했다. 진정한 계엄 해제는 윤석열이 탄핵 되는 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집회는 청소년, 청년 세대의 참여율이 도드라졌다. 단상 위에 올라간 지역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시국 선언도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집회 문화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젊은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촛불 대신 아이돌 응원봉이 사용됐다. '강아지발냄새연구회', '전국 민초 사랑단', '빵보다 탄핵' 등 암울한 상황 속 해학이 돋보이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든 참여자들도 눈에 띄었다.
대전에서도 선결제 나눔 문화가 등장했다. X(구 트위터)에는 대전 집회 참여자들을 위해 집회장 인근 카페에 커피 20잔, 약국에 쌍화탕 80병 등을 미리 선결제 해 놓았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집회가 끝난 후 쓰레기 정리하는 등 투철한 시민의식을 보여줬고, 연일 150~160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돼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윤석열정권퇴진운동 대전본부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판결이 날 때까지 은하수 네거리에서 집회를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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