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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좌)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우)가 12월 8일 오전 11시 대국민 공동 담화 회견에 나서고 있다. 사진=MBC 방송 갈무리. |
하지만 이 같은 진화 움직임이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기제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원하고 여당 중심의 국정 운영을 신뢰할 수 없다는 대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이날 12월 3일 비상 계엄 선포와 계엄군의 국회 진입 등의 사태에 대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이로 인한 국민 불안과 국가적 피해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는 인식을 보여줬다. 국회의 신속한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등이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건재함을 증명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선 "남은 임기동안 정상적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으므로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 국민 다수의 판단이다. 외교와 국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이 집권 여당으로서 "준엄한 국민의 심판과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발언의 초점은 '질서 있는 대통령 조기 퇴진론'에 맞췄다. 탄핵 대신 이 길 만이 정국의 안정화와 자유민주주의 구현의 최선이란 판단이다. 이를 통해 민생경제와 대민 국격을 지켜내고, 국제적 불안감 해소와 국격 회복을 도모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퇴진 방법에 대해선 당내 논의를 거쳐 조속히 제시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비상계엄 사태 수사의 성역 없는 진행도 약속했다.
앞으로 당 대표와 국무총리간 주 1회 이상 회동 정례화 등 긴밀한 협의와 상시 소통을 통해 한치의 국정 공백도 일어나지 않겠다는 뜻도 전했다. 바통은 한덕수 총리가 받았다. 한 대표와 한 총리 중심의 국정 운영 기조를 재차 천명했다. 윤 대통령의 뜻을 따라서다.
한 총리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 이어 "정부가 국민의 뜻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내수 부진과 경기 하방 위험 확대 우려를 표명하며,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 아래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방향성도 제시했다.
모든 국무위원들과 공직자들이 국민의 뜻을 최우선에 두고, 여당과 협력해 국가 기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을 이어갔다. 비상경제 대응체계 강화로 금융·외환시장의 위험요인 점검과 신속한 대응도 시사했다. 그는 야당을 향해 "지금은 우리가 뭉쳐야 한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과 부수 법안의 통과에 협조해달라. 예산안이 조속히 확정돼야 민생경제를 적기에 회복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와 한 총리의 이번 담화 내용은 계엄 사태를 진화하는 전환점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 안에 성난 대다수 국민 정서와 여론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야당을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모양새도 갈등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실제 시민사회는 "'한 대표와 한 총리'를 국정 운영의 중심으로 동의한 사실이 없다"는 성명을 잇따라 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정의당, 진보당 등 야당은 대통령 탄핵안 우선 처리 만이 국정 운영의 정상화에 이를 수 있다는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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