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욱 군수(왼쪽)가 김기준 할아버지를 초대해 격려의 자리를 마련했다. /칠곡군 제공 |
주인공은 소년소녀가장과 홀몸 어르신에게 김장 김치는 물론 등록금과 생필품을 후원한 김기준(76·경북 칠곡군 왜관읍) 할아버지다.
김 할아버지는 칠곡군 공무원 출신으로 자신의 논밭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담근 김치는 물론 월급과 생활비를 쪼개 기부를 이어왔다.
1980년 우연히 한 소년소녀가장의 어려움을 접하고 공무원 박봉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했다.
1984년부터 공무원을 퇴직한 2005년까지 지역의 많은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월급의 30% 이상을 내어놓고 담배까지 끊었다.
퇴직과 함께 고정 소득이 사라지자 전업 농부로 변신해 땀과 정성으로 키운 농산물로 나눔을 이어왔다.
나눔을 계속하게 된 것은 "죽을 때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어라"라는 할머니의 유언과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자신과 맺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35년 동안 마라톤을 하며 50회 이상 풀코스를 완주하고, 올해는 고령에도 하프 코스를 2시 7분에 완주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난 4일 김 할아버지의 선행을 알리고 후배 공직자에게 본보기로 삼고자 격려의 자리를 마련했다.
김 할아버지는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처럼 100세까지 건강하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인생 최대의 소원"이라며 "눈 감는 날까지 나눔과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오늘 저녁에도 낙동강을 따라 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군수는 "어르신은 남을 도울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40년 동안 증명했다"라며 "어르신의 선행이 알려져 따뜻한 나눔이 들불처럼 번져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칠곡=박노봉 기자 bund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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