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나눔 이어온 칠곡 김기준 할아버지 마라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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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나눔 이어온 칠곡 김기준 할아버지 마라토너

월급과 생활비 쪼개 기부

  • 승인 2024-12-05 16:38
  • 박노봉 기자박노봉 기자
김기준 할아버지
김재욱 군수(왼쪽)가 김기준 할아버지를 초대해 격려의 자리를 마련했다. /칠곡군 제공
넉넉지 못한 형편에도 40년 동안 나눔을 실천한 여든을 바라보는 아마추어 할아버지 마라토너의 선행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소년소녀가장과 홀몸 어르신에게 김장 김치는 물론 등록금과 생필품을 후원한 김기준(76·경북 칠곡군 왜관읍) 할아버지다.

김 할아버지는 칠곡군 공무원 출신으로 자신의 논밭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담근 김치는 물론 월급과 생활비를 쪼개 기부를 이어왔다.

1980년 우연히 한 소년소녀가장의 어려움을 접하고 공무원 박봉에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했다.



1984년부터 공무원을 퇴직한 2005년까지 지역의 많은 소년소녀가장을 돕기 위해 월급의 30% 이상을 내어놓고 담배까지 끊었다.

퇴직과 함께 고정 소득이 사라지자 전업 농부로 변신해 땀과 정성으로 키운 농산물로 나눔을 이어왔다.

나눔을 계속하게 된 것은 "죽을 때까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어라"라는 할머니의 유언과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자신과 맺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35년 동안 마라톤을 하며 50회 이상 풀코스를 완주하고, 올해는 고령에도 하프 코스를 2시 7분에 완주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지난 4일 김 할아버지의 선행을 알리고 후배 공직자에게 본보기로 삼고자 격려의 자리를 마련했다.

김 할아버지는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처럼 100세까지 건강하게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인생 최대의 소원"이라며 "눈 감는 날까지 나눔과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오늘 저녁에도 낙동강을 따라 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군수는 "어르신은 남을 도울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40년 동안 증명했다"라며 "어르신의 선행이 알려져 따뜻한 나눔이 들불처럼 번져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칠곡=박노봉 기자 bund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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