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이 연합된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 가 4일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대전시민항쟁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부터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 충남 아산경찰병원 건립,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중부고속도로 확장까지 지역에 즐비한 현안들이 탄핵정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전 지역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단 지적이다.
3일 오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등 밤사이 정국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4일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野) 6당이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해 탄핵 정국이 급속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계엄 사태의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윤 대통령 퇴진에 당력을 집중키로 했고, 군소 야당들도 움직임을 함께하면서 앞으로 정국은 더욱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탄핵 소추안은 국회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하는 만큼 탄핵 절차는 사실상 눈앞에 다가왔다.
문제는 계엄 사태가 블랙홀처럼 지역 현안들도 집어삼킨다는 점이다. 이미 충청권 주요 현안들은 국회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희생된 바 있다. 충청발전과 직결하는 주요 사업들의 예산안 반영 또는 예산 증액 작업이 대다수 수포가 되어 지역에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국회의 예산안 처리 연기로 시간을 번 것도 잠시였다. 지금의 계엄 사태가 벌어지면서 지역 주요 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실제 중앙은 물론 지역 여야도 계엄 사태 대응을 최우선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관철이 절실한 지역 현안들에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대전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과 웹툰 IP 첨단클러스터 사업,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운영지원, 우주산업 클러스터 인력양성,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 등 20여 개 사업의 예산 증액이 절실하다.
충남도 충남대 내포캠퍼스 설립 설계비, 충남혁신도시 과학영재학교 설립, 아산경찰병원 건립, 농축산 공공기관 공주합동청사 건립, 충남권 국립호국원 유치, 탄소중립 에듀센터 조성 등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 추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종은 예결위 소위에서 보류된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예산의 원안 통과와 세종지방법원·지방검찰청 설치, 한글문화글로벌센터, 국립 중부권 생물자원관 건립 등이 과제다. 충북 역시 AI 바이오 영재고 설립, 다목적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비롯한 중부내륙법과 청주공항 활주로 특별법 통과도 필요하다.
또 다시 연기된 2차 공공기관 이전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특히 대전과 충남은 4년 넘게 '무늬만 혁신도시'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역민들의 박탈감과 현실적인 피해 또한 더욱 불어나는 실정이다. 때문에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지자체와 여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높다.
권오철 중부대 교수는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게 불 수밖에 없다"며 "자연히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비롯한 지역 주요 현안들에 대한 논의나 추진 작업들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긴밀한 대응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에서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저는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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