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3시 30분 장 마감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4% 내린 2464.00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2% 가량 떨어지며 불안감을 키웠지만, 오후 들어 1~2%대 하락률을 유지하면서 '패닉' 장세로 이어지진 않았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9% 하락한 677.15로 마감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끌어내린 건 외인의 수급 이탈이다.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3341억 원 234억 원을 순매수했으나, 외인은 4092억 원을 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155억 원 규모의 외인 매도가 발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이 대부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고, 원전주와 금융주의 하락 폭이 크게 두드러졌다. 대전의 상장기업들도 펩트론(+5.4%)을 제외하고선,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우려했던 국내 증시의 과대 낙폭 현상은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긴장감은 여전히 유지됐다. 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외인의 시선이 부정적일 것이란 불안감이 커지면서다.
향후 윤석열 정부의 입지 변화도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다. 윤 정부는 올 초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극복을 위해 밸류업 정책을 펼쳐왔지만,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해 정책 동력이 일부 끊길 수 있단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상화폐 시장은 동력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기준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1개 가격은 1억 3548만 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일 대비 1.35%가량 오른 수치이며, 같은 시각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는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9만 6689달러를 넘겼다.
비트코인은 전날 밤 10시 30분 경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 선포에 원화 기준 8800만 원 대까지 떨어지며 큰 변동성을 보였지만, 이내 기존 가격을 회복했다.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높아졌다. 이날 1415.8원으로 문을 연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16원 오른 1410.2원에 거래됐다.
금융당국에서는 철저한 위기대응 태세 돌입을 통해 시장 안정을 유지하겠단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날 확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향후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모든 부서가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등 시장 안정 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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